(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의 장기 복용이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 당뇨병 임상시험실장 질 크랜덜 박사는 스타틴을 장기 복용하면 2형(성인) 당뇨병 위험이 30%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와 헬스데이 뉴스가 24일 보도했다.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 결과 연구(DPPOS: Diabetes Prevention Program Outcome Study) 참가자 3천234명의 10여 년에 걸친 장기간의 임상시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크랜덜 박사는 말했다.
DPPOS는 전국 27개 당뇨병 센터에서 선정한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들을 대상으로 ▲생활습관 변화를 통한 체중 감소 또는 ▲당뇨병 표준치료제 메트포르민 복용(일부에게는 위약 투여)이 당뇨병 예방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관찰하기 위해 시작됐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매년 한 번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1년에 두 번씩 혈당을 측정했다. 이와 함께 스타틴 복용 여부도 조사했다.
처음엔 스타틴 복용자가 5%에 불과했으나 10년이 지나자 전체의 3분의 1이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가장 많이 처방된 스타틴은 심바스타틴(40%)과 아토르바스타틴(37%)이었다.
전체적인 분석 결과는 치료 그룹 분류와 상관없이 스타틴 자체가 당뇨병 위험을 37%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틴 처방을 받게 된 임상적 이유를 고려했을 땐 당뇨병 위험이 30%로 다소 낮아졌다.
스타틴이 처방된 사람들은 원래 혈당이 약간 높긴 했지만, 그것이 이 결과를 설명해 주기엔 미약하다고 크랜덜 박사는 말했다.
처방된 스타틴의 용량이 당뇨병 위험과 연관이 있는지도 분석했으나 투여 단위와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틴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실한 만큼 스타틴을 끊어서는 안 되겠지만 당뇨병이 나타나지 않는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크랜덜 박사는 강조했다.
당뇨합병증의 하나인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스타틴을 함께 복용하고 있는 당뇨병 환자도 혈당이 올라가지 않는지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나타난 증거는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스타틴을 복용하기 시작하면서 혈당이 올라간 예들이 보고되고 있으며 스타틴이 인슐린 생산을 약화시킨다는 실험결과도 있다고 크랜덜 박사는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당뇨병 전문지 '당뇨병 연구와 치료'(Diabetes Research & Care) 온라인판(10월 23일 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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