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김건우 레이스 중 핀으로 근육 찔러 경련 풀어…이아름은 귀국 23시간만에 우승
박태환 목 담증세…펜싱 김지연은 팔꿈치 근육 손상·남현희는 허벅지 근육 파열 극복
(충주·진천=연합뉴스) 장현구 최송아 기자 = 제98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남자 일반부 10종경기가 열린 24일 충북 충주종합경기장.
1,500m레이스가 끝난 뒤 이 종목 금메달을 따낸 김건우(37·강원도체육회) 옆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10종 경기는 트랙과 필드 10개 종목의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김건우는 1,500m에서 1위로 결승선을 끊었다.
대한육상경기연맹 관계자와 육상인들에 따르면, 김건우는 결승선 통과 전 다리 경련으로 고통을 호소했다.
레이스 중 경련을 풀어주고자 그는 임시방편으로 유니폼에 출전 번호표를 고정한 핀을 빼내 다리를 찔렀다. 그 덕분에 완주에 성공했다.
육상인들은 "베테랑인 김건우가 노련하게 레이스를 마쳤다"고 입을 모았다.
김건우는 20년 가까이 이 종목을 지배한 독보적인 강자다. 투혼을 발휘한 그는 지난해 은메달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올해엔 시상대의 맨 꼭대기에 섰다.
고장의 명예를 걸고 출전한 전국체전에서 김건우처럼 투혼의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적지 않다.
수영 경영의 박태환(28·인천시청)은 담 증세로 목 근육이 뻐근한 상태에서도 헤엄칠 때만큼은 열심히 목을 돌려 벌써 금메달을 4개나 따냈다.
소속팀 후배들과 연일 역영을 펼친 박태환은 26일 혼계영 400m에서 이번 대회 5번째이자 개인 통산 전국체전 30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결혼을 앞둔 검객 김지연(29·익산시청)은 팔꿈치 힘줄 손상으로 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쉴 새 없이 검을 내밀어 펜싱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제패했다.
'워킹맘' 남현희(36·성남시청)도 찢어진 허벅지 근육을 안고 맹렬하게 검을 휘둘러 펜싱 여자 일반부 플뢰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일궜다.
태권도 이아름(25·고양시청)은 영국에 갔다가 귀국한 지 23시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영국 런던에서 열린 월드태권도 그랑프리시리즈 3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이아름은 23일 오후 4시에 귀국해 24일 오전 9시부터 충북 충주체육관에서 열린 전국체전 여자 57㎏급 예선에 출전했다.
이어 오후 3시께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귀국 만 하루도 안 돼 금메달을 캐냈다. 시차 적응과 쏟아지는 잠을 이겨낸 경이로운 강행군이었다.
cany9900@yna.co.kr,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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