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강화' 시진핑 2기, 사드갈등 한중관계 향배 주목

입력 2017-10-25 11:30   수정 2017-10-2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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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강화' 시진핑 2기, 사드갈등 한중관계 향배 주목

"한중관계 새로 정립 시도 가능성" vs "미중 갈등속 압력 강해질수도"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이상현 기자 = 제19차 당 대회를 계기로 집권 2기의 초석을 닦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강해진 위상과 권력기반 속에 적극적인 대외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을 포함한 한중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외교가는 집권 2기를 출범하면서 시 주석이 '시진핑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당헌에 삽입하며 중국 공산당 역사에서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과 대등한 위치를 도모한 점과 함께, 신(新) 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포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8일 당 대회 업무보고에서 2049년까지의 중국 국가발전 목표를 5년전 18차 당대회 때 나온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에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사실상 상향했다. 또 "냉전과 강권 정치를 버릴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 어떤 나라도 중국이 자신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쓴 열매를 삼킬 것이라는 헛된 꿈을 버려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시 주석이 강고해진 국내 권력 기반 속에 적극적인 대외정책을 펼치며 미국과 보다 대등한 관계를 추구해 나갈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는 게 다수 국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 당 대회 후 일시적으로 대외정책에서 유연성을 보일 수는 있지만 동북아 패권을 둘러싼 미중경쟁 구도는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성균관대 이희옥 교수(중국연구소장)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는 시진핑의 원대한 구상이 보이고, 시진핑의 리더십이 과거에 비해서 훨씬 더 체계화, 안정화, 세력화하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며 "대외정책에서는 중국이 여태까지 100년간 쌓아온 제도, 담론 등을 가지고 국제사회에서 제도 경쟁과 담론 경쟁, 더 나아가 체제 경쟁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시 주석이 이번 당 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역시 '중국몽'(중국의 꿈)과 '중화민족 부흥'의 실현이었고, 중국 군부는 2050년까지 일류 군대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며 "역내에서 미중갈등은 좀 더 고조될 수밖에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립외교원 김한권 교수는 "당 대회를 통해 시 주석은 리더십을 강화했고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만들겠다는 강한 모습을 보인 만큼 중국의 국익과 어긋나는 부분에 대해서 강경한 모습으로 나올 수 있어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 2기를 맞아 한층 탄력을 받을 시 주석의 '강대국 외교' 드라이브가 북핵과 사드 문제, 또 그에 결부된 한중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예상은 엇갈렸다.

우선 당 대회를 앞둔 지난 13일 한중간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이 성사되고, 당대회 폐막일인 24일 2년 만의 한중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는 등 경제와 국방 분야에서 잇따라 관계 호전의 신호가 나왔던 점으로 미뤄 당 대회 이후 중국이 한중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중관계 악화 속에 한국이 한미일 3국 공조 체제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들어가는 양상에 대해 중국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이희옥 교수는 "당 대회가 끝난 상황에서 한중관계를 현 상태대로 두는 것은 중국으로서도 부담이 클 것"이라며 "한중관계도 절충점을 찾아서 새롭게 정립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점쳤다.

아주대 김흥규 교수는 "시진핑이 던진 메시지는 중장기적으로는 미국과 경쟁하면서 세계적 강대국으로 부상하겠다는 것이고,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중국은 '아직 발전중인 강대국'이기에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미중관계를 관리하겠다는 생각"이라며 "한국도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해 북핵 문제 등에서 중국과의 공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중 전략경쟁이라는 동북아 정세의 큰 구도가 더 강화할 것이기에 우리의 전략적 딜레마는 더 커질 것이며, 한중관계 개선도 낙관하긴 어렵다는 신중론도 있다.

정재흥 연구위원은 "미중 경쟁이 치열해지면 미국은 내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아시아 방문을 계기로 한일과의 동맹을 더욱 강화할 것이고, 대북정책에서도 한미일 공조를 통한 대북압박을 고조시키려 할 것이나 중국은 기존 주장인 '쌍중단'(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한미는 합동군사훈련을 각각 중단하는 것) 등을 강화하며 한반도 전쟁위기 고조에 반대할 것"이라며 "이런 미중간 갈등 구조 속에 한국에 가해지는 압박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김한권 교수는 "(당대회가 끝남으로써) 시 주석이 국내정치적으로 가진 부담은 상당히 덜었지만 국내정치적 짐을 덜어낸 것이 한중관계에서 유연하게 나온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hapy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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