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차 당대회 때 1명 불과…시진핑 "홍콩통치 권한 확고히 장악할 것"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공산당 대표 기구인 중앙위원회에 홍콩과 마카오 담당 간부가 3명이나 진출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2기에 이들 지역에 대한 통제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5년 전인 제18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중앙위원에 포함된 이들 지역 관련 간부는 왕광야(王光亞)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 한 명뿐이었다.
하지만 19차 당 대회에서는 중앙위원 204명에 장샤오밍(張曉明)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 왕쯔민(王志民) 홍콩 주재 중국 연락판공실(중련판·中聯瓣) 주임, 정샤오숭(鄭曉松) 마카오 주재 중련판 주임 등 3명이나 포함됐다.
중앙위원회는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 결의를 이행하고 당을 이끄는 책임을 지며, 대외적으로 중국 공산당을 대표한다.
25명으로 구성된 당 지도부인 정치국 위원도 중앙위원회에서 선임되므로, 중앙위원에 선출되느냐 여부가 그 간부의 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홍콩, 마카오 담당 간부가 3명이나 중앙위원에 포함된 것은 집권 2기 시 주석의 홍콩 통제 강화 정책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 18일 당 대회 개막식 연설에서 "홍콩을 전면적으로 관리하고 통치할 권한을 확고하게 장악하겠다"며 "홍콩인과 마카오인은 민족의 부흥에 대한 역사적 책임은 물론, 국가의 번영과 강성의 기쁨을 함께 나눠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부정한 것은 아니지만, 홍콩인이 중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하게 가져야 한다는 것을 천명한 것이어서 홍콩인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일국양제는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후 50년간 중국이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을 갖되, 홍콩에는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한 것을 말한다.
홍콩·마카오연구협회의 라우슈카이 부회장은 "홍콩 주재 중련판의 주된 임무 중 하나가 홍콩 내 반대 세력이나 '홍콩 독립' 주장 세력을 억누르고 친중국 세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중련판 주임이 중앙위원으로 선출됐다는 이제 당내에서 더 큰 권한을 가지고 이러한 역할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전날 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사설에서 "일국양제의 목적은 '일국'이며, '양제'는 수단에 불과하다"며 "어느 것이 중요한지는 누가 봐도 명확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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