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이사-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 2파전…"테일러가 이긴듯"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열린 상원의원 오찬에서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 의장에 적합한 인사로 제롬 파월 연준 이사와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를 두고 거수표결을 실시해 후보군이 최종 2명으로 압축됐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미국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서 열린 공화당 상원의원 오찬에서 참석자들에게 파월 이사와 테일러 교수 중 자신이 선호하는 인물에 손을 들어볼 것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군을 논의할 때 재닛 옐런 현 연준 의장도 언급했지만 정작 거수표결을 할 때는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 때문에 워싱턴 정가에선 파월 이사와 테일러 교수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의장 후보 선정을 앞두고 옐런 현 의장, 파월 이사, 테일러 교수 외에 워시 전 이사와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총 5명을 면담해 이들 중 한 명이 낙점될 것으로 예상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측근도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이사와 테일러 교수 2명으로 후보군을 좁혔다고 전했다. 이 측근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후보들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전혀 다른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찬 참석 인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당시 오찬 자리에 있던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은 "테일러 교수가 이긴 것 같다. 하지만 대통령이 승리자를 발표하지는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스콧 의원은 자신도 파월 이사보다는 테일러 교수가 적합하다고 보지만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도 무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리처드 셸비(앨라배마) 의원은 "둘 다 좋다"며 양쪽 모두에 손을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연준 의장이라는 자리를 결정하면서 거수 표결로 의사 타진을 한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를 겪고 있는 밥 코커(테네시) 의원은 "(거수표결이)연준 의장을 뽑는 좋은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해 표결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AP통신에 "트럼프가 (연준 의장 인선을) 마치 재미로 여기는 것처럼 들린다"며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행사장 뒤편에 앉아있어 참석자들이 한눈에 보였다는 마이크 라운즈(사우스다코타) 의원은 상당수 의원이 손을 들지 않아 표가 한쪽으로 쏠리는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라운즈 의원은 "대부분은 그냥 웃기만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거수표결 제안 자체도 대화의 연장 선상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누굴 뽑으면 좋겠느냐?'라고 말하는 그런 의미의 것이었다"며 자신도 손을 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존 케네디(루이지애나)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군을 칭찬하던 중 "다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번 보자"며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에서 차기 연준의장 선정을 위한 조언을 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결정이 "매우 매우 임박했다"고 말해 조만간 인선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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