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령 후지 사과나무 올해도 탐스러운 결실

입력 2017-10-25 14:17  

국내 최고령 후지 사과나무 올해도 탐스러운 결실

1970년 일본서 들여와 키운 3그루 영동 농장서 '노익장'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영동에 있는 국내 최고령 '후지'(부사·富士) 사과나무 3그루가 여전히 튼튼한 모습으로 탐스러운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25일 영동군 심천면 단전농장(대표 강현모)에 따르면 이 농장에 있는 47년 된 후지 사과나무 3그루가 올해도 알 굵은 사과를 주렁주렁 매달았다.

보통 사과나무 경제 수명이 20년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장수하고 있는 셈이다.

이 나무들은 강씨의 할아버지인 천복(1999년 타계)씨가 1970년 일본에서 나뭇가지를 들여다가 접붙여 키운 국내 최초의 후지 사과나무 중 일부다.

이 지역 향토사를 기록한 영동군지(郡誌)에는 "강씨가 일본에서 접수(接穗) 10개를 몰래 들여다가 '국광' 사과나무에 접목해 키운 게 '후지'의 효시"라고 기록돼 있다.






그 뒤 이 농장의 달고 아삭거리는 사과 맛은 전국으로 펴져 나갔고, 소문을 들은 청와대에서도 해마다 사과를 구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영동군은 이런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2008년 이 농장에 국내 첫 후지 사과 재배지를 알리는 안내판을 세웠다.

10여년 전만해도 이 농장에는 당시 심은 후지 사과 수 백 그루가 남아 있었다. 그러나 품종 개량 과정을 거치면서 대부분 베어지고 지금은 3그루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들 나무는 나잇살을 입증하듯이 키 4.5m, 밑동지름 30㎝의 거목이 됐다. 그런데도 대를 이는 강씨 가문의 보살핌 덕에 지금도 1그루당 100개 가까운 사과를 생산한다.







이 집안 3세대 농장주인 강현모(55)씨는 "수령 47년 된 나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수세가 왕성해 젊은 나무에 비해 생산성이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후지 사과 출생지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가업을 잇고 있다"며 "우리 농장이 맛좋은 영동 사과를 알리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bgi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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