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꽃향기 너무 좋네요."
25일 경남 김해시청 안팎이 꽃 대궐로 변신했다.
청사로 들어서는 입구엔 울긋불긋 화사한 3단 화환 30여 개가 도열했다.
시청에서 열린 행사에 이처럼 많은 화환이 길게 늘어선 것은 처음이었다.
이날 시청 2층 대회의장에서는 '꽃소비 촉진을 위한 화훼전시회'가 개막했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화훼 농민들은 '꽃 선물! 주고받아도 된다'라고 쓴 대형 플래카드 아래에서 "우리 꽃을 사랑해 달라"며 열심히 인사했다.
특히 농민들은 행사 참석자들에게 청탁금지법 시행과 관련한 꽃소비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렸다.
농민 정모(51) 씨는 "직무 관련자 간 꽃 선물을 주고받지 못하는 것으로 아는데 오해다"며 "인·허가 신청자 등이 아니면 직무 관련자는 5만원 이하, 직무 관련이 없는 자는 5만 원을 초과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꼼꼼하게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김해지역 화훼농가 등이 중심인 영남화훼원예농업협동조합이 열었다.
영남화훼원예농협은 해마다 소규모로 자체 꽃소비 촉진행사를 열다가 올해는 김해시 등이 후원해 화훼전시회로 규모를 확대했다.
행사장에는 국내 절화 품종을 이용한 이색 꽃꽃이 작품을 비롯해 가격대를 조정한 다양한 화환, 분화, 다육이 등이 다양하게 전시됐다.
김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고(故) 박해수(1926∼1985) 씨가 비닐하우스 농업을 시작한 선진 농업 중심지다.
비닐하우스 농법을 계기로 화훼 농사 선두주자로 발전했다.
하지만 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시행 등으로 현재는 국내 전체 화훼 생산량의 10%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현재 제주권을 포함한 영남지역 화훼 관련 조합원은 1천명, 연간 화훼 생산액은 250억원 규모다.
김성관 영남화훼원예농협 조합장은 "FTA와 청탁금지법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농민들에게 화훼전시회는 큰 힘이 된다"며 "농민들은 더 좋은 품질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해시는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각 실과 여건에 맞춰 책상 위에 꽃을 올려놓은 '1 테이블 1 플라워운동'을 자율적으로 추진했다.
시는 내년부터 예산 5천만원을 별도로 확보해 전 실과로 확대하기로 했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수입개방 파도를 넘으며 힘들게 우리 꽃을 지켜가는 화훼농가에 힘이 될 수 있도록 화훼시설 현대화 사업과 소비촉진운동 등을 다양하게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배병돌 시의회 의장은 "우리나라도 유럽처럼 생활 밀착형 꽃 문화가 정착돼야 우리 꽃을 지켜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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