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목표…도교육청 "긍정적으로 검토 중"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무지개색 건물로 관광명소로 꼽히는 곳이자 최근 학생 수가 급증한 제주시 애월읍 더럭분교의 본교 승격이 추진된다.
25일 애월초 더럭분교와 제주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역 주민과 학부모, 교직원 등으로 구성된 더럭분교발전위원회는 지난 24일 더럭분교를 초등학교 본교로 승격시켜달라고 시교육지원청과 도교육청 등에 요청했다.
1946년 하가국민학교로 개교한 더럭분교는 1954년 더럭국민학교로 교명을 변경한 뒤 쭉 초등학교 본교로 운영되다가 학생 수 감소로 1996년 애월초 더럭분교장이 됐다.
농어촌 지역의 다른 소규모 학교와 비슷한 이유로 학생 수는 줄곧 줄어들어 2009년에는 전교생이 17명에 그칠 정도였다.
그러던 중 더럭분교는 2012년 삼성전자의 고화질(HD) 슈퍼아몰레드 컬러 프로젝트 사업으로 학교 건물을 무지개색으로 칠하고 이 과정이 TV 광고로 소개되며 널리 알려져 관광명소가 됐다.
게다가 마을과 학교를 살리려는 주민들의 노력과 행정당국의 '농어촌 소규모학교 육성지원사업'으로 더럭분교가 있는 하가리에 공동주택 20가구가 지어져 전국 각지에서 신청이 이어졌고, 제주 이주 열풍으로 애월읍 일대에 다세대 주택 등이 잇따라 생기며 학교 주변지역의 인구가 꾸준히 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더럭분교 학생 수는 2009년 17명에서 2010년 21명, 2011년 26명, 2012년 46명, 2013년 57명, 2014년 59명, 2015년 76명, 2016년 78명 등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했다.
9월 기준 더럭분교 학생 수는 99명으로, 농어촌 지역의 웬만한 초등학교 본교를 훌쩍 뛰어넘었으며 본교인 애월초(124명)와도 비슷한 수준에 다다랐다.
도교육청 중기학생배치계획에 따르면 더럭분교는 내년에 학생 수가 100명을 넘어서서 향후 5년간 100명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지역사회와 학교 등은 원활한 교육과정 운영 등을 위해서는 본교 체제가 돼야 한다며 승격 신청을 하게 됐다.
분교가 본교로 승격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제주에서는 지난 2011년 외도초 도평분교장과 노형초 해안분교장이 각각 도평초와 해안초로 승격한 사례 정도다.
더럭분교 관계자는 "지역 주민과 학부모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본교 승격 추진을 결정했고, 내년 3월 1일 자로 승격해달라고 신청했다"며 "교명에 대한 학교 구성원 등의 의견을 묻고 있는데 더럭초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발전위원회로부터 요청이 들어와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교육감의 의사결정이 우선돼야겠지만 만약 승격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시일이 빠듯하기는 하지만 발전위원회 측에서 요청한 대로 내년 3월 1일 승격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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