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서울의대 교수팀, 설문조사 결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우리나라 국민이 기업의 체계적인 직원 건강관리를 꽤 중요하게 여기지만, 실제 기업들이 제공하고 있는 건강관리 대책은 이런 눈높이에 훨씬 못 미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윤영호 서울의대 교수팀은 올해 3월 여론조사기관 월드리서치센터에 의뢰해 국민 1천200명에게 물어본 '기업의 직원 건강관리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25일 공개했다.
설문 응답자들은 기업의 체계적인 직원 건강관리가 지니는 중요성을 10점 만점에 평균 7.9점으로 평가했다.
특히 '매우 중요하다'는 시각으로 점수(9~10점)를 제시한 비율이 31.6%에 달해 설문 응답자들이 기업의 직원 건강관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기업들이 제공하는 실제 건강관리 프로그램의 수준은 그보다 훨씬 낮은 5.95점으로 평가됐다. 이 항목에 대해 '최고·우수'(9~10점) 평가를 한 비율은 4.2%에 불과했다.
세부내용을 보면 부족한 사항으로 가장 많이 꼽힌 사항은 '과도한 업무 방지 및 충분한 휴식 제공'(27.1%)이었다. '형식적 건강검진이 아닌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16.2%)와 '직원의 운동·건강 관련 재정지원'(14.8%)도 많이 지적했다.
이어 '직장 내 스트레스 및 우울증 관리'(12.4%) '직원들의 가치 있는 삶에 대한 배려'(10.3%), '웰빙식단 및 간식 제공'(8.7%), '금연구역 설정 등 근무환경 개선'(6.2%), '직원 가족 관련 건강프로그램 지원(4.2%) 등이 부족하다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자를 성별·연령별·소득 수준별로 분석했을 때도 응답 경향은 대체로 비슷했다.
다만 월 100만원 이하 저소득층은 '과도한 업무 방지 및 충분한 휴식 제공'(14%)보다 '형식적 건강검진이 아닌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28.1%)와 '직원들의 가치 있는 삶에 대한 관심과 배려'(22.5%)가 더 부족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기업 내 근무환경이 직원들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업무 효율성 향상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분석은 의료계에서 이미 많이 나와 있다.
연구진은 성인이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평균 11시간)을 보내는 직장 내에 직원들이 스트레스 관리를 할 수 있는 운동시설·휴게실·카페 등을 갖추고, 기업별로 직원의 건강관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영호 교수는 "대부분의 기업이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볼 수 있는 '직원'을 위해 일회성 건강검진 정도만 제공하고 있다"며 "직원이 건강해야 생산성이 오르고, 고객도 건강해진다. 기업들이 체계적인 건강관리 프로그램 도입에 더 신경을 쓴다면 결근율은 낮추면서 업무 효율성은 높이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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