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총리, 삼성전자·현대차 언급하며 투자협력 요청
(소피아=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25일 "한국과 불가리아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특히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IT분야, 방위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 총리실에서 보이코 보리소프 총리와 두 시간 동안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보리소프 총리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구체적으로 거명하며 한국 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요청, 회담 시간이 당초 계획보다 30분 가까이 길어졌다.
이 총리는 "보리소프 총리의 불가리아 경제발전을 위한 강한 열의 및 구체적 성과를 내고자 하는 추진력에 감명받았다"며 "귀국하자마자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포함한 한국의 세계적 대기업들에 보리소프 총리의 기대를 전하고 불가리아에 대한 투자협력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보리소프 총리에게 "일정이 허락하는 한 가급적 이른 시일에 한국을 방문해 달라"고 초청했으나, 보리소프 총리는 본인이 한국에 간다면 구체적 성과가 있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총리는 "보리소프 총리 방한에 앞서 몇 가지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 간, 기업 간 준비를 서두르겠다"고 약속했다.
이 총리는 또 불가리아 정부가 북한의 핵무장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 EU(유럽연합)와 함께 명백히 반대 입장을 밝히고 평화적 해결을 위한 한국의 노력을 지지해주신 데 감사를 표하고, 바이애슬론·스노보드 등 동계스포츠에 강한 불가리아가 평창올림픽에 많은 선수를 보내 최고의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고 밝혔다.
보리소프 총리는 "한국은 최첨단 기술분야에서 앞서고, 새로운 제조업 분야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불가리아도 그러한 제조업 공장을 만들 수 있는 아주 좋은 요충지라 생각한다"며 "양국 간 협력은 농업·에너지·인프라분야 등에서 이뤄질 수 있는데, 전자·자동차·ICT(정보통신기술) 분야부터 시작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보리소프 총리는 "한반도 안보문제가 평화롭게 잘 해결되길 바란다. 불가리아가 내년에 EU 의장국을 맡으면 북한 핵 문제에 대해 반대입장을 다시 한 번 표명하겠다"며 "EU 의장국으로서 한반도 핵 문제를 평화롭게, 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양국 총리는 이날 소피아 시내에 개소한 '한-불가리아 상공회의소'가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을 넓히는 데 발판 기능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이미 구성돼 있으나 몇 년간 가동하지 않고 있는 한-불가리아 산업협력위원회와 경제공동위원회를 내년 상반기 중에 재가동한다는데 합의했다.
이 총리는 회담 후 보리소프 총리와 함께 상공회의소 개소식에 참석해 "양국의 경제규모나 성장 잠재력을 볼 때 협력의 여지가 매우 크다. 상공회의소가 양국 기업인들 간 네트워크 형성에 적극적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곧이어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을 예방해서는 양국의 '포괄적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는 데 기여해달라고 요청했다.
2015년 5월 당시 플레브넬리에프 불가리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관계는 '포괄적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이 총리는 라데프 대통령에게 재차 "불가리아가 내년 상반기 EU 의장국으로서 북핵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양국 국민 교류가 확대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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