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친인척·친구 등"…크렘린궁 "푸틴 신뢰 훼손하려는 정치공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240억 달러(약 28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 자산이 푸틴 대통령과 연관됐을 수 있다고 국제 비정부기구(NGO)가 24일 주장했다.
모스크바에서 발행되는 영자 신문 '모스코우 타임스' 등에 따르면 옛 소련권과 중남미 등에서의 부정·비리를 조사하는 국제 NGO인 '조직범죄·부패 보고 프로젝트'(OCCRP)는 이날 공개한 '푸틴과 대리인들'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OCCRP는 푸틴 친인척과 옛 친구 등 최측근그룹의 자산을 추적해 작성한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이 그룹에 포함된 상당수 인사는 석유·가스 기업, 국영기업 등과 연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이 그룹에 정치나 기업활동과 연관이 없는 3명도 포함됐다면서 러시아의 거장 첼리스트 세르게이 롤두긴, 푸틴 대통령의 조카 미하일 쉘로모프, 푸틴의 어린 시절 친구 표트르 콜빈 등을 지목했다.
롤두긴은 푸틴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로 지난해 폭로된 사상 최대 조세 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에도 등장한 바 있다.
그는 파나마의 로펌을 활용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 14억 파운드(약 2조 원)의 자금을 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푸틴 대통령 사촌의 아들인 쉘로모프는 석유·가스 해상 운송회사 '소브콤플롯'의 평직원으로 1만 달러 정도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가 소유한 회사 '악쳅트'의 자산 가치는 5억7천300만 달러로 추산됐다.
푸틴의 어린 시절 친구인 콜빈의 자산도 5억5천만 달러로 평가됐다.
신문은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친인척이나 믿을 수 있는 친구들에게 자산 관리를 위임한 것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크렘린궁은 지금까지 푸틴 대통령이 측근들 명의로 대규모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될 때마다 그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기 위한 정치 공작이라고 반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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