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원유 절반 거제에 집중…위기시 방출에 최소 18일 걸려

입력 2017-10-26 14:00  

비축원유 절반 거제에 집중…위기시 방출에 최소 18일 걸려

원유수입 중단시 울산·서산기지 비축분은 4.6일, 7.9일치 불과

조달청, 월평균 가격보다 40% 이상 비싸게 희소금속 구매

감사원, 주요 원자재 비축계획 감사 결과 공개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국내 비축원유의 절반 이상이 섬 지역인 거제기지에 집중돼 있으나, 송유관이 연결돼 있지 않아 전쟁 발발 등 위기 상황에서 원유를 다른 지역으로 방출하는 데만 최소 18일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 4∼5월 금속 비축사업을 하는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조달청·한국광물자원공사와 석유 비축사업을 하는 산업통상자원부·한국석유공사를 대상으로 주요 원자재 비축계획 및 사업 운영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 13건의 제도 개선 및 주의·문책 요구 사항이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6년 12월 현재 석유공사가 비축 중인 원유 8천96만 배럴 중 55.2%에 해당하는 4천467만 배럴이 섬 지역인 거제기지에 보관돼 있으나, 육지와 송유관으로 연결돼 있지 않아 위기 상황 시 유조선을 이용해 원유를 방출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유조선을 이용해 해상 방출할 경우 용선 계약부터 입항까지 짧게는 10일에서 길게는 15일이 걸리고, 유조선에 원유를 싣고 다른 비축기지로 옮기는 데에는 8일가량 걸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거제에서 육지로 원유를 방출하려면 최소 18일에서 길게는 23일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위기 상황이 발생해 원유수입이 완전히 중단됐을 경우 울산기지와 서산기지의 원유공급 가능 일수는 각각 4.6일과 7.9일에 불과해 거제기지에 비축된 원유가 육상으로 옮겨지기 전 원유공급이 중단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산업통상자원부에 원유 수급차질 등 위기 발생 시 적용·시행할 수 있도록 단계별 위기 상황에 따른 비축원유 방출 및 활용을 위한 계획을 수립할 것을 통보했다.

조달청은 페로망간, 스트론튬 등 희소금속을 구매하면서 예정가격을 작성하지 않고, 또 희소금속 구매를 위해 구성한 비축심사협의회에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지 않아 평균 수입가격보다 비싸게 구매한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청이 2007∼2016년 희소금속을 구매한 44건 중 19건은 월평균 수입가격 이하로 구매했으나. 19건은 20%까지 비싸게 구매했으며, 3건은 20∼40%, 3건은 40% 이상 비싼 가격을 주고 산 드러났다.

감사원은 조달청에 희소금속 구매 시 예정가격을 작성해 입찰하고, 희소금속의 구매 시기·구매량 등을 심사할 때 민간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킬 것을 통보했다.

조달청은 2013년 아연의 안전재고 목표량을 6천815t(30일분)으로 설정했으나 9월 말 기준 실제 재고량은 1천729t에 불과했으며, 구리의 안전재고 목표량은 4만232t(38일분)으로 설정했으나 7월 말 기준 실제 재고량은 2만3천109t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60개월 중 주요 비철금속의 실제 재고가 안전재고 목표량보다 부족했던 기간을 분석한 결과 아연은 27개월, 구리 23개월, 주석은 9개월간 재고가 각각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감사원은 안전재고 목표량 미만까지 비철금속을 방출하는 일이 없도록 재고를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조달청과 광물공사가 각각 금속 비축을 추진한 결과 한 기관이 비축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금속을 다른 기관은 비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등 두 기관 간 사전 조정기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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