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실익·기회창출 측면서 성과 사례 많아…양질의 일자리 기회도 무궁무진"
(아순시온<파라과이>=연합뉴스) 정규득 기자 = 조한덕 KOICA 파라과이 사무소장은 "그동안 파라과이에서 다양한 원조사업을 펼쳤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열매를 맺고 있다"고 밝혔다.
조 소장은 25일(현지시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우리나라는 파라과이의 교통과 물류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마스터플랜, 타당성 조사 등의 사업을 통해 파라과이의 중장기 발전을 돕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원조시장 규모가 150조 원에 이르는 만큼 우리가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면 원조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소장은 인도네시아와 과테말라 소장을 거쳐 2014년 파라과이에 부임했다. 태국에서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의 지역개발전문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대(對) 파라과이 ODA의 특징은.
▲ 한국은 미국, 일본, 독일, 스페인 등과 함께 파라과이에 대한 주요 공여국이다. 최근 파라과이는 전통적인 농목축 위주의 산업에서 벗어나 산업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인프라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교통 및 물류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마스터플랜, 타당성 조사 등의 사업을 통해 파라과이의 중장기 개발을 돕고 있다.
-- KOICA 사업이 국익으로 연결되고 있나.
▲ 경제적 실익과 기회창출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사례가 적지 않다. 예컨대 200만 달러를 지원한 국도개량 타당성 조사 사업을 맡았던 한국도로공사는 400만 달러의 도로 감리를 수주했다. 첨단교통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을 시행한 트라콤은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파라과이가 미주개발은행(IDB)을 통해 추진하는 버스 관련 신호 시스템 구축에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 국가 항공발전 마스터플랜 수립사업은 파라과이가 한국을 항공분야 발전의 주요 파트너로 인식하는 좋은 계기를 마련했다. 이 사업은 파라과이가 남미의 심장부에 있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면 내륙 국가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오히려 역내 항공의 허브가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과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 ODA를 일자리 측면에서 본다면.
▲ 원조는 대개 프로젝트 형태로 추진되는데 기획과 실행, 모니터링, 평가를 위해 다수의 전문인력과 보조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KOICA가 진행하는 수백 건의 프로젝트와 연구 및 석사 학위 제공 연수는 수천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OECD DAC(원조개발위원회)의 전체 원조규모가 매년 약 150조 원에 달하는데 우리 원조산업이 좀 더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원조시장을 두드릴 수 있게 된다면 원조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여기에 신흥공여국과 민간재단 등의 재원도 DAC 재원 규모에 버금가는 만큼 이들까지 포함해 전 세계 원조규모를 고려한 일자리 창출 계획이 필요하다고 본다.
-- 중국·일본의 파라과이 ODA는 어떤가.
▲ 일본이 지원하는 분야와 방식은 우리와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일본은 2000년대에 유상과 무상원조의 시행기관을 통합해 원조를 보다 일관되게 그리고 필요한 경우 유·무상 원조수단을 함께 쓸 수 있다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중국의 경우 파라과이가 대만과 수교하고 있어 외교관계가 없어서 파라과이에 대한 원조도 없는 상태다.
-- 이곳에도 한류가 있나.
▲ 젊은층을 중심으로 많이 느낄 수 있다. 인터넷 등으로 한국 노래와 춤을 따라 부르고 익히는 과정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것 같다. 대사관과 한국교육원에서 매년 한국 노래와 춤 경연대회를 개최하고 우승자에게는 한국 방문 기회를 제공하는데 매번 수백 명을 수용하는 공연장이 꽉 찬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중남미에서는 이례적으로 파라과이 국립교원대학(ISE)에 한국어학과가 개설됐고 학생들도 꾸준히 입학하고 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고등학교도 몇몇 있다고 한다.
-- 한인사회 규모가 5천 명으로 비교적 큰 편인데.
▲ 1970년대에 있었던 농업이민 정책의 영향이다. 파라과이는 남미 국가로는 처음으로 한국 이민자에게 문호를 열었다. 이곳을 거쳐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미국 등으로 건너간 사람만 25만∼3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wolf8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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