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라이벌 우리은행-신한은행 시즌 첫 경기서 맞대결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국가대표 포워드' 김정은(30)과 김단비(27)가 여자프로농구 시즌 개막전에서 정면으로 충돌한다.
28일 인천에서 막을 올리는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첫 경기는 인천 신한은행과 아산 우리은행의 '은행 라이벌전' 못지않게 김단비와 김정은의 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리은행 김정은과 신한은행 김단비는 나란히 키 180㎝의 포워드로 화려한 개인기와 탁월한 운동 능력을 겸비했고,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플레이로 국가대표에서도 주축을 이루는 선수들이다.
플레이 스타일도 비슷해 라이벌로 평가받는 두 선수는 시즌 첫 경기부터 개막전 승리와 함께 '명예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먼저 김정은은 이번 시즌이 우리은행에서 맞는 첫 시즌이다. 2006년 신세계에 입단한 그는 이후 팀이 KEB하나은행으로 넘어간 이후로도 줄곧 한 팀에서만 뛰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우리은행으로 이적했다.
김정은은 최근 2년간 부상 등의 이유로 부진한 성적에 그쳤다. 프로 데뷔 이후 항상 평균 득점이 10점 이상이었으나 최근 두 시즌에서는 6.5점과 5.1점에 그쳤다.
9월에 열린 한일 클럽챔피언십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새 팀에 순조롭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 김정은은 "우리은행이 최근 개막전에서 져본 역사가 없는 팀"이라며 "저도 새 팀에서 첫 리그 경기인데 다른 때보다 긴장이 많이 되고 감회도 새롭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저희 팀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부상으로 교체도 위기인데 최대한 이기도록 열심히 뛰어다니겠다"며 "첫 경기라고 뭔가 보여주겠다는 마음보다는 감독님이 원하시는 리바운드나 수비와 같은 궂은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까지 골밑을 지킨 양지희(185㎝)가 은퇴한 바람에 김정은이 때에 따라서는 파워포워드 역할까지 해야 한다.
김정은은 "3번(스몰 포워드) 자리와 4번(파워 포워드) 자리를 반반씩 하고 있다"며 "4번 자리에서 상대 박지수(193㎝) 같은 선수도 막아야 하는데 수비가 가장 걱정"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맞서는 김단비는 팀이 최근 2년간 부진해 속앓이를 했다.
신한은행은 2007년 겨울리그부터 2011-2012시즌까지 6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으나 이후로는 우리은행이 2012-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5년 연속 왕좌에 오르는 것을 구경만 해야 했다.
특히 최근 두 시즌에 신한은행은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실패, '왕년의 강호'로서 자존심도 구겼다.
2007년 신한은행에 입단,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한 김단비는 "올해는 무조건 플레이오프에는 올라가야 한다"며 "팀 성적은 좋을 때도 있고, 내려올 때도 있지만 결국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으로 생각한다"고 개막을 앞둔 심경을 전했다.
최근 2년간 팀은 부진했지만 김단비는 평균 득점에서 12.3점, 14.7점 등을 넣으며 팀의 주축으로 역할을 다했다.
그는 "특히 올해 저희 구단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그룹에서 거는 기대도 크다"며 "혼자 하는 농구가 아닌 선수들이 다 같이 잘해서 좋아진 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개막전 상대인 우리은행에 대해서도 설욕을 별렀다. 김단비는 "작년에 우리은행에 (7번 대결 가운데) 한 번밖에 못 이겼다"며 "지금도 개막전에만 초점을 맞춰서 준비하고 있는데 상대가 누가 됐든 시즌 첫 경기는 반드시 이기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둘은 또 공교롭게도 온양여고 출신 김정은과 인천 명신여고 출신 김단비가 각각 고향팀(아산·인천) 유니폼을 입고 시즌 첫 경기부터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한편 이날 개막전은 신한은행 6연패 당시 코치였던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과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 또 당시 선수로 뛴 정선민, 최윤아 신한은행 코치의 벤치 대결도 팬들의 흥미를 자아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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