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만난 美 한반도 전문가들 "전술핵재배치 반대…효용성 없다"

입력 2017-10-26 09:14  

洪 만난 美 한반도 전문가들 "전술핵재배치 반대…효용성 없다"

洪 자체 핵무장론에 "우방국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 "위협하는 것 같다" 비판

洪 "나토식 핵동맹 맺으면 한미동맹 더 강화" 거듭 주장

(워싱턴=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부분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한반도 전술핵재배치에 대해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며 반대 내지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5일(현지시간)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열린 한반도 전문가 간담회에서 "한국당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전술핵재배치를 검토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스콧 스나이더 CFR 선임연구원을 필두로 미국 측 한반도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전술핵재배치는 군사적으로도 효용 가치가 없고, 특히 자체핵무장은 미국의 우방국으로서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지낸 스탠리 로스는 홍 대표 연설 후 "전술핵재배치에는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고 단언하면서 "자체핵무장의 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CEIP)의 토비 달튼은 "미국이 전술핵재배치를 할 가능성은 작다"면서 "한국이 이를 요구하면 오히려 한미동맹의 균열이 생기거나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자체핵무장은 미국의 우방국으로서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미국이 한반도 전술핵재배치를 하지 않으면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아시아의 잠재 핵보유국' 저자인 마크 피츠패트릭 핵국제전략연구소(IISS) 소장은 "한반도 전술핵재배치에 강하게 반대한다"며 "만약 미국이 전술핵재배치를 하지 않는다면 한국이 자체핵무장을 하겠다며 또다시 위협을 가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에게 "자제 핵무장이 당신의 진짜 목표냐"고 되물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군축담당 특보도 "전술핵재배치와 자체핵무장은 남북 간 안보딜레마를 초래할 수 있어서 답이 아닌 것 같다"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식 '핵동맹'을 맺게 되면 한미동맹은 더 강화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홍 대표는 "군사동맹을 넘어 핵동맹을 맺게 되면 미국 샌프란시스코나 서울이 같은 가치를 갖게 된다"며 "1970년도에 독일의 슈미트 수상이 '핵우산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고 요구해 미국이 전술핵재배치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술핵재배치가 안 되면 자체핵무장 하겠다는 주장은 암묵적 위협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응하고자 유럽이 자체핵무장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럽에서 나토 전술핵재배치를 진행한 것으로 안다"며 "1950년부터 1970년대 후반까지의 유럽 각국과 한국이 똑같은 입장에 처해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전략자산 재배치 등으로는 한국 국민들이 안심할 수 없다"며 "강도가 집에 들어왔는데, 경찰서가 집 바로 옆에 있는 것과 수백㎞ 떨어져 있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안전한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간담회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국내 이슈에 대한 질문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타라 오'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정권이 바뀌었다. 일년 뒤 태블릿PC가 증거가 아니라고 밝혀졌다고 들었다"며 "증거가 없는데도 유죄로 추정된다면, 한국에서 법치는 얼마나 중요하게 작동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탄핵재판은 재심과정이 없어 되돌릴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이 현재 받는 재판은 '정치적 재판'"이라고 답변했다.

홍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 앞서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조찬회동을 갖고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간담회 후에는 미 상원 군사위 소속 댄 설리번 의원과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 잇따라 면담했다.

홍 대표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설리번 의원은 군사위원회 소속이다 보니 (전술핵재배치에)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했다"며 "에드로이스 의원은 중국의 더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wi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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