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1차전서 연속 타자 홈런으로 예열 마쳐
(광주=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두산 베어스의 '쌍포' 김재환(29)-오재일(31)이 광주에서도 폭발했다.
김재환은 지난 2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 5회 초 2사 1루에서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김재환은 KIA 선발 헥터 노에시의 4구째 148㎞짜리 높은 직구를 퍼 올리듯 받아쳤다.
까마득히 솟아오른 타구는 주춤주춤 뒤로 물러난 우익수 이명기의 글러브를 피해 우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4회 초 2사 만루에서 오재원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제점을 뽑은 두산은 5회 초 박건우의 적시타와 김재환의 투런 홈런으로 4-0까지 달아났다.
두산의 홈런쇼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후속타자 오재일이 다시 한 번 헥터를 상대로 솔로 아치를 그렸다. 한국시리즈 역대 8번째, 포스트시즌 역대 22번째 연속 타자 홈런이었다.
김재환과 오재일은 KIA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가장 경계했던 타자들이다.
김재환은 앞서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0.471(17타수 8안타), 3홈런, 9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오재일은 더욱 무섭게 폭발했다. 오재일의 플레이오프 성적은 4경기에서 타율 0.600(15타수 9안타), 5홈런, 12타점.
특히 오재일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홈런을 쏘아 올리는 괴력을 뽐내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KIA는 내심 기대했다. 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사흘간의 휴식으로 두 거포의 타격감이 떨어지길 바랐다.
또한, 연이은 포스트시즌 강행군으로 지친 NC 투수들과는 달리 3주간 푹 쉬고 체력을 충전한 KIA 투수들은 다른 결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KIA의 바람과는 달리 김재환과 오재일의 타격감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살아 있었다. 1차전은 두 거포를 막지 못한 KIA의 3-5 패배로 끝이 났다.
단기전에서 타격은 믿을 게 못 된다는 게 야구계의 격언이다. 하지만 올해의 두산은 다르다.
두산은 플레이오프에서 믿었던 선발진이 줄줄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불타오른 타선을 앞세워 NC를 꺾고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따냈다.
그 중심에 있는 김재환과 오재일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무시무시한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물이 홈런이라는 게 KIA에는 상당한 압박이다.
두 선수는 4번과 5번 타순에 이웃해 있어 KIA로서는 어느 한쪽을 피하기도 어렵다.
단기전에서는 1차전의 타격감이 시리즈 끝까지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두산으로서는 두 거포가 지금의 홈런 페이스를 그대로 이어간다면 3연속 우승으로 가는 길이 한결 수월해진다.
내친김에 한국시리즈 역대 최다 홈런 기록 경신도 노려볼만하다.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 홈런은 2001년 두산 베어스의 타이론 우즈와 2014년 삼성 라이온즈의 야마히코 나바로가 세운 4개다.
이제 겨우 1차전을 끝냈을 뿐이지만 20승 투수 헥터를 무너뜨린 김재환과 오재일의 불방망이라면 기록 경신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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