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년 이후 신학·주님, 나이 드는 것도 좋군요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 수녀님, 서툰 그림 읽기 = 장요세파 수녀 지음.
마산 트라피스트 봉쇄 수녀원에서 수도 중인 저자가 수묵화가 김호석 화백의 작품 99점을 친절하게 해석한 책.
저자가 머무는 곳은 수도자들이 새벽 3시 30분부터 저녁 8시 30분까지 오직 노동과 기도로만 이뤄진 삶을 사는 곳이다.
그런 저자의 담담한 글을 읽다 보면 종교가 지향하는 맑음이 수묵화가 닿고자 하는 단순함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저자는 또한 작품평에만 그치지 않고 글 중간중간 노동자의 죽음, 공권력의 폭력, 사라지는 공동체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아우르며 깊이 있는 그림 읽기를 시도한다.
선. 308쪽. 2만원.
▲ 종교개혁 500년, '이후'(以後) 신학 = 변선환아키브 엮음.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마르틴 루터를 아시아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글을 엮은 책. 신학자, 목회자 등 19명이 종교개혁 이후의 신학은 서구적 신학의 한계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뭉쳤다.
한반도 문제의 해법을 기독교적 시각에서 구하는 이은선 세종대 교수의 '유교 문명사회에서의 한국교회와 제2의 종교개혁, 그리고 동북아 평화이슈', 노래를 주제로 영성의 회복을 시도한 이천진 한양대 교목실장의 '루터의 코랄과 한국 찬송가' 등 논문에서 신선한 접근이 눈길을 끈다.
변선환아키브는 '이웃종교에서도 구원이 가능하다'고 발언했다가 감리교에서 출교됐던 고(故) 변선환(1927∼1995) 목사가 소장했던 토착화 신학, 종교신학, 동양신학, 기독교와 불교의 대화, 웨슬리 신학 등에 관한 도서 2천여 권을 갖추고 1996년 문을 열었다. 후학들은 변 목사가 지평을 연 학문 분야와 관련한 연구 발표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아키브는 한 학자의 기록이나 도서를 모아놓은 서고(書庫)를 가리킨다.
모시는사람들. 576쪽. 3만2천원.
▲ 주님, 나이 드는 것도 좋군요 = 베르나데트 맥카버 스나이더 지음. 임정희 옮김.
나이 듦에 초조하고 고독해진 이들에게 건네는 지혜와 위로를 담은 책이다.
85세의 호호할머니인 저자가 시리얼을 처음 먹어 본 일, 구두를 싸게 산 일까지 신에게 털어놓으며 감사하는 모습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저자는 말끝마다 "주님, 제 무릎이 후들거리긴 해도 아직은 무릎을 꿇고 기도드릴 수 있을 만큼 튼튼한 것도 아울러 감사드립니다"라며 유머를 잃지 않는다.
가톨릭출판사. 184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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