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문화재청이 설악산오색케이블카 문화재현상변경안에 대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와 배치되는 조건부 허가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한 환경단체의 반발이 거세지는 등 후유증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환경단체는 환경영향평가, 산지전용허가, 국립공원시행허가 등 케이블카 설치와 관련한 후속 절차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끝까지 막아내겠다는 입장이어서 설악산오색케이블카에 대한 갈등은 오히려 더 심화할 전망이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과 강원행동,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원회는 2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추진 강행 의사를 밝힌 문화재청을 규탄했다.
설악산오색케이블카를 '환경적폐'로 규정한 이들 단체는 이 자리에서 "문화재위원회가 표결에서 6대3 결정으로 설악산오색케이블카에 대한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는데 문화재청이 행정심판법에 따라 해당 결정을 수용할 수 없고 조건부 허가를 해주겠다고 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며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 단체는 "이 같은 결론이라면 처음부터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문화재현상변경심의는 애당초 시작조차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문화재청의 자의적 판단은 책임회피를 위한 꼼수에 불과하고 문화재위원회를 거수기로 이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문화재청은 조건부 허가처분 강행을 즉각 중단하고 문화재위원회의 합리적인 결정을 반드시 수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미약하게 남아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마저 저버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박그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공동대표는 "문화재청이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다면 문화재위원회가 있을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며 "후속 절차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케이블카 설치를 끝까지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의 입장에 고무된 양양군과 지역주민들은 문화재 현상변경안 허가절차를 가능한 한 빨리 마무리하고 후속 절차 진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양양군은 환경영향평가 보완서를 오는 12월까지 제출해 협의를 마무리하고 백두대간 개발행위, 산지 일시사용허가, 공원사업 시행허가 등 16가지 개별인허가 절차도 단계적으로 추진, 내년까지 모든 행정절차를 끝내고 2019년 1월 착공해 2020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김진하 양양군수는 "환경영향평가 통과 등 남은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mom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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