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신기자클럽 "언론자유 원칙 위반" 비판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2기 최고지도부를 공개한 지난 25일 내외신 기자회견에 일부 서방 주요 언론의 취재를 차단했다.
26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전날 오전 19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시진핑 2기 체제를 이끌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단 인선을 마무리한 뒤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들의 면면을 처음 공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날 폐막한 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1인 체제'를 굳힌 중국 새 지도부 진용과 시 주석의 3연임 장기집권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후계자 지명 여부가 공개돼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 대형 이벤트였다.
그러나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 가디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BBC방송 등 여러 서방 주요 언론은 이날 기자회견 참석을 거부당했다.
가디언은 "중국 정부를 짜증나게 하는 보도를 한 주요 서방 언론사들이 배제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신기자클럽(FCCC)은 성명을 내고 "중국 당국이 못마땅해 하는 보도를 한 기자들을 응징하기 위한 도구로 취재 접근권을 이용하는 것은 언론자유의 원칙을 중대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최근 미국으로 망명한 차오무(喬木) 전 베이징외국어대 언론학 교수는 중국이 "말썽꾼"으로 여기는 매체들의 취재를 막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서방 언론 웹사이트가 차단될 것이고, 언론인들은 추방되거나 비자를 받기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시 주석의 '새 시대'에는 오직 "하나의 목소리"를 위한 공간만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기자회견에 참석한 외국 기자들도 취재활동에 일부 제약을 받았다고 CNN은 전했다. 기자회견장 내에서는 휴대전화 신호가 잡히지 않았고, 인터넷 접속도 차단됐다. 반면 일부 중국 국영 매체에는 인터넷 선이 제공됐다.
중국이 민감하거나 체제에 위협이 된다고 여기는 보도를 검열하는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중국 주재 외국 특파원들은 해외 언론인들에 대한 대응이 2012년 시 주석 집권 이래 악화하고 반대 목소리에 대한 광범위한 탄압이 시작됐다고 말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뉴욕타임스의 영문, 중문 웹사이트는 2012년 이래, 파이낸셜타임스 중문 웹사이트는 올해 초부터 중국 본토에서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중국 당국은 이코노미스트와 가디언, BBC를 비롯한 다른 언론사 웹사이트도 가끔 접속을 차단한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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