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소재 분야부터 적용'…중앙우체국서 '모아서 새롭게' TF 회의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6일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수행 중 나온 연구 데이터를 모아 '지식자산'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모아서 새롭게' TF(태스크포스) 회의를 열고 데이터 활용 연구자 및 컴퓨팅 전문가, 연구행정가 등 26명과 대화를 나눴다.
이 TF는 연구데이터 관리 및 활용 방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모으기 위해 지난 7월 출범했다.
최근 과학기술 연구의 핵심은 첨단 연구장비에서 쏟아져 나오는 '데이터'라고 평가받고 있다.
TF는 '중력파 관측', '힉스 입자 발견' 등이 데이터 공유를 기반으로 한 대표 연구 성과로 꼽았다.
이런 성과를 내는데 들어간 연구 데이터는 물론이고, 논문과 특허 등을 내는 데 쓰지 않은 데이터 역시 중요하다는 게 TF의 설명이다.
데이터를 생산한 연구자에게는 비록 필요 없다 하더라도 다른 연구자에게는 의미 있는 지식일 수 있어, 제대로 전달하면 새로운 연구 성과로 재탄생 할 수 있다. 가령 촉매를 개발하려 했던 연구자가 버린 소재가, 열을 전달하는 신소재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사장된 데이터의 내용과 양은 연구자만 가지고 있어, 현재로선 알기 어렵지만 그 양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 장관은 "지금껏 연구성과물로 관리되지 않았던 중간 데이터 및 실패로 규정돼 사장된 데이터를 모아 새롭게 지식 자산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때"라며 "연구자의 PC나 캐비닛에서 이런 데이터를 꺼내 모아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 데이터를 빅데이터화해 많은 이들이 공유하고 융합하게 하면, 여기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지식 창출에 기여한 연구자에게 보상책이 있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내년 중 선보일 전자연구노트 플랫폼이 연구 데이터 공유의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고 사례를 들었다.
플랫폼은 촉매 분야 연구에 한해 적용되는 버전으로 개발 중인데, 각 연구자가 넣은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뿐 아니라 수집한 데이터에서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는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도 제공한다.
한편 회의에서 연구자들은 데이터 수집이 추가적인 행정 업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다양한 데이터를 모으는 만큼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과기정통부는 현장의 이런 목소리를 반영, 올해 안에 '연구 데이터 관리·활용 체계 구축 전략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 2019∼2021년에는 바이오, 소재 분야와 대형연구장비 이용 연구를 대상으로 데이터 공유 사업을 시행한 뒤, 2022년부터는 다른 분야 연구로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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