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소통 좀 해요"…경기도 학생·학부모·교사 대토론회

입력 2017-10-26 17:39  

"우리 소통 좀 해요"…경기도 학생·학부모·교사 대토론회

'학교 민주주의 어떻게 실현할까' 주제로 500명 난상토론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학생이 자신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창구를 만들어주세요.",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해주세요.",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 신뢰해야 해요."

학교 민주주의 실현을 주제로 '교육공동체 대토론회'가 열린 26일 경기 화성시 라비돌 신텍스 그랜드볼룸에 도내 초·중·고등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500여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은 ▲소통과 공감의 행복한 학교 ▲존중과 배려의 따뜻한 학교 ▲자율과 자치의 민주적 학교 ▲함께 실천하며 성장하는 학교 등 4가지 주제로 10명씩 50개 조로 나뉘어 진행됐다.

초등학교 5학년 김도형 군은 학교에서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가 스스로 원하는 것을 학교에 건의하지 않아서…"라고 꼬집었다.

고등학교 1학년 김다빈 양은 "학교가 학생들의 머리 길이가 어떤지, 무슨 양말을 신었는지 간섭하는 상황에 대해 바꿔보려고 노력했지만, 선생님들은 '뭐하려 그러느냐. 바뀌지 않을 거다'라는 반응을 보이더라"면서 "학생이 의견을 제시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걸 경험하면서 경청의 부재가 (학교생활의) 다양한 측면에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느꼈다"라고 지적했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학부모 박준현씨는 "아이가 또래 아이들과 잘 지내는지 담임교사와 여러 번 상담했으나 돌아오는 건 "문제가 없다"는 정형화된 대답이었다"라면서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 신뢰하지 않는 상황에서 터놓고 이야기하기란 어렵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50개 조 가운데 2개 조의 토론에 참여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학생들은 필요하면 따져서라도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라면서도 "학생과, 교사, 교장, 학부모 등 어떤 형태로든 소통이 활발히 이뤄져야 하는데 계층이 단절돼있다 보니 자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직 학교에 조성돼 있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각 조는 90분 동안 토론을 하고서 도입이 가장 필요한 정책을 선별해 이 교육감에게 제안했다.

한 조는 교육 3주체(학생·학부모·교사)가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다른 조는 학생·학부모·교사가 참여하는 학생생활고충위원회를 운영해 구성원들이 제시하는 의견을 학교 정책에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조는 학교 정책을 결정할 때 각 교육 주체의 참여 비율을 의무화하는 한편, 대화의 날을 만들고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의견이 전달되는 구조를 바꾸려면 학교장의 권한을 축소하고 이들을 투표로 직접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밖에 타인에 대한 이해교육 의무화, 학부모·교사 간 수시 간담회 개최, 교과과정에 토론 교과 개설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이 교육감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교육공동체가 만나 학교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과 해결 방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일선 학교에도 오늘 진행된 대토론회처럼 각 교육 주체가 참여하는 대화의 장이 자주 마련되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각 조의 토론 내용을 검토한 뒤 도입이 필요한 제안을 정책화하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