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전 세계에서 홍역으로 사망하는 사람 수가 큰 폭으로 줄었지만 지난해 여전히 9만명에 달했다고 26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했다.
이 수치가 연간 1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0년만해도 홍역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55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이에 비하면 16년 동안 무려 84%가 감소한 것이다.
이는 2000년부터 어린이 홍역 예방접종이 일상적으로 대거 실시되고, 대대적인 캠페인이 진행된 덕분이다.
홍역 백신은 지금까지 약 55억회 분이 공급됐으며, 이를 통해 약 2천40만명의 목숨을 살렸다.
WHO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홍역풍진계획(M&RI)의 로버트 린킨스 박사는 "홍역 백신을 통해 연평균 130만명의 목숨을 살린 것은 정말 놀라운 성과"라며 "우리 생에 홍역을 완전히 퇴치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홍역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해야 하는데, 첫 번째 백신 접종률은 2009년 이후 85% 수준에서 정체하고 있다. 홍역 감염을 막는 데 필요한 접종률 95%를 밑도는 수치다.
두 번째 백신 접종률은 지난해 64%에 불과했다.
전 세계적으로 약 2천80만명의 어린이가 홍역 백신을 한 차례도 접종하지 못하고 있다.
이중 절반 이상이 6개국에 몰려있는데, 나이지리아가 330만명으로 가장 많고 인도(290만명), 파키스탄(200만명), 인도네시아(120만명), 에티오피아(90만명), 콩고민주공화국(70만명) 등의 순이다.
홍역은 전염성이 매우 강한 질병으로, 이들 국가 뿐 아니라 유럽과 북미에서도 대규모 발발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경우 아이들은 폐렴, 설사, 뇌염, 실명, 사망 등 합병증을 앓을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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