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한국전력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한 직후,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팀에 '불안함'이 감돌고 있다며 걱정했다.
26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경기를 마친 후 최 감독은 "선수들이 불안해한다. 늦게 합류한 외국인 선수 안드레아스 프라코스와의 호흡 문제인지…. 걱정이 된다. 시간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 선수들 간의 소통이 안 되는 느낌"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코트 위의 사령관' 세터의 부진으로 한숨이 깊어졌다.
현대캐피탈의 주전 세터는 노재욱이다.
노재욱은 최 감독이 추구하는 '업템포 배구'를 구현하며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을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았다. 빠른 토스와 다양한 공격 루트가 강점이었다.
챔피언결정전 MVP를 받은 주장 문성민은 "제가 MVP 투표를 했다면 노재욱에게 줬을 것"이라며 공을 돌리기도 했다.
2015-2016시즌을 앞두고 KB손해보험에서 현대캐피탈로 트레이드된 때까지만 해도 큰 관심을 끌지 못했던 노재욱의 눈부신 성장이었다.
그런데 노재욱이 올 시즌에는 제기량을 내지 못하고 있다.
노재욱은 26일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하기는 했지만, 2세트 초반 이승원과 교체된 이후 코트에 들어오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 최 감독은 노재욱의 부진을 언급하며 "아직 재욱이와 깊은 대화는 나누지 못했다. 컨디션 문제인 것 같다. 그게 아니면 슬럼프가 아닌가 판단된다"며 "오늘 경기를 지켜보고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지켜본 후 최 감독은 슬럼프 쪽에 무게를 뒀다.
최 감독은 "재욱이는 지난 2년간 플레이하면서 '몰랐던 선수가 저렇게 성적을 많이 내네'라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면서 노출이 너무 많이 됐다"며 "재욱이에 대한 상대 분석이 철저히 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최 감독은 "거기서 나오는 압박감 때문에 재욱이가 지금 슬럼프에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재욱의 부진은 현대캐피탈에 위기를 가져온다.
하지만 최 감독은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최 감독은 "시간이 필요하다. 재욱이가 이 문제를 돌파한다면 더 큰 선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선수 시절 최고의 세터로 활약했던 최 감독은 확실한 처방전도 알고 있다.
최 감독은 "슬럼프 극복에 제일 좋은 방법은, 아무 생각 없이 훈련하는 것밖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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