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서 보기없이 5언더파
(김해=연합뉴스) 권훈 기자 = "비거리나 퍼팅에서 젊은 선수들한텐 안되죠."
최경주(47)는 종종 국내 대회에서 출전할 때마다 엄살을 부린다.
최경주는 2012년 이후 국내와 투어 대회 우승이 없다. 아무래도 장타로 무장한 젊은 선수들과 대결에서 우승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최경주는 국내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온전히 경기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만나야 할 사람도 많고 얼굴을 비춰야 할 자리도 많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한국 골프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27일 경남 김해 정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GT)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최경주는 버디 5개를 뽑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쳤다.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로 반환점을 돈 최경주는 3, 4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에 합류할 디딤돌을 마련했다.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최경주가 주최하는 대회다.
특히 올해부터는 대회 준비와 운영에 최경주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기에 할 일이 많다. 더 경기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최경주는 "아직은 코스에서 골프채만 잡으면 '선수 본능'이 살아난다"면서 껄껄 웃었다.
그는 "예전에 경기 때마다 발휘하던 승부 근성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60∼70%는 나온다"고 덧붙였다.
최경주는 이날 함께 경기한 코리안투어 대상 포인트 1위 최진호(33)와 작년 이 대회 우승자 주흥철(36)을 압도했다.
그린을 딱 한 번밖에 놓치지 않았고 10차례 넘게 5m 이내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최경주는 "오늘 이유가 뭔지 모르겠지만 티샷한 공이 멀리 나갔다.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게 편했다"면서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퍼팅 감각도 오늘은 최근 들어 가장 좋았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1번 홀(파5·547야드)에서 최경주는 6번 아이언으로 그린에 볼을 올렸다.
최경주는 "그때부터 경기가 술술 풀렸다"고 말했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최경주는 후반 9개 홀에서 버디 4개를 잡아냈다.
이날 최경주는 보기를 하나도 적어내지 않았다.
최경주는 "15번 홀에서 2m 파퍼트가 들어간 게 노보기 플레이를 만들었다"면서 "오늘 아쉬운 버디 퍼트를 몇 번 놓쳤지만 만족한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이런 경기력이 나오는 배경을 '관록'이라고 설명했다.
"의욕이 앞서면 2m 거리에서도 3퍼트가 나오는 게 투어 대회 그린"이라면서 "내일부터는 핀 위치가 더 어려워진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최경주는 "기분 좋게 3, 4라운드를 맞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선수와 대회 주최자로서 역할은 반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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