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법원, '이중국적' 부총리 등 의원 5명 의원직 박탈

입력 2017-10-27 14:25  

호주 대법원, '이중국적' 부총리 등 의원 5명 의원직 박탈

조이스 부총리 하원의원직 상실…연립여당, 단순 과반 상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연방 대법원이 27일 부총리를 포함한 연방 상하원의원 5명에 대해 이중국적 보유를 이유로 의원직을 박탈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이날 부총리인 바너비 조이스 연방 하원의원과 다른 4명의 연방 상원의원의 의원직을 박탈하는 결정을 했다고 호주 언론이 보도했다.






호주 헌법에 따르면 이중국적자는 연방 의원직에 도전할 자격이 없다.

호주에서는 지난 7월 이후 연방 의원들이 잇따라 이중국적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었으며, 이들 7명의 의원은 지난해 총선 출마 당시 이중국적 보유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자신들의 지위 유지 여부를 대법원에 맡겼다.

집권 자유당과 연립 정부를 꾸리고 있는 국민당의 대표인 조이스는 문제가 불거지고 난 뒤인 지난 8월 뉴질랜드 시민권을 포기, 오는 12월에 열릴 보궐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조이스는 "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며 보궐선거를 치르게 하는 불편을 끼친 데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조이스는 1967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는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1947년 호주로 이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5년 애완견을 몰래 들여온 할리우드 배우 조니 뎁 부부에게 강력하게 대응하고, 치열한 감정싸움도 벌여 유명세를 치렀다.

맬컴 턴불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유당-국민당 연합은 조이스의 의원직 상실로 하원 전체 150석 중 딱 절반인 75석을 차지하게 돼, 일단 단순 과반 의석을 잃게 됐다.

상원의원직을 상실한 사람 중에는 지역개발 장관인 국민당 소속 피오나 나시, 녹색당 소속 스콧 러들램과 라리사 워터스, '하나의 국가'당 소속 맬컴 로버츠가 포함됐다.

상원의원들의 빈 자리는 지난 총선 당시 하위 순번의 같은 당 인사들로 채워지게 된다.

이들과 달리 이중국적 파문으로 자원담당 장관직을 내놓은 국민당 소속 매슈 카나반 상원의원, 무소속의 닉 제너펀 상원의원은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이번 파문과 관련, 일부에서는 호주인들의 거의 절반이 이민자거나 해외에서 태어난 부모를 두고 있는 만큼 이중국적을 이유로 출마를 막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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