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민복 시 '흔들린다'에 한성옥 작가 그림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그늘을 다스리는 일도 숨을 쉬는 일도/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직장을 옮기는 일도/ 다/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리고/ 흔들려 흔들리지 않으려고/ 가지 뻗고 이파리 틔우는 일이었구나"
함민복 시인의 시 '흔들린다'가 한성옥 작가의 그림과 만났다. 작가정신이 최근 출간한 시그림책 '흔들린다'는 삶이 흔들림의 연속이라고 말하는 '흔들린다'를 시각 언어로 형상화한 책이다.
이야기는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그린 표지부터 시작된다. "나무는 가지를 벨 때마다 흔들림이 심해지고/ 흔들림에 흔들림 가지가 무성해져/ 나무는 부들부들 몸통을 떤다"
시인은 흔들리지 말라고 말하는 대신, 흔들리면서도 중심을 지키는 나무의 태도에서 가르침을 얻는다. "나무는 최선을 다해 중심을 잡고 있었구나/ 가지 하나 이파리 하나하나까지/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렸었구나" 그림 역시 세련된 기교나 친절한 설명을 배제하고 담백한 채색으로 시인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전한다.
'흔들린다'는 함민복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2013)에 수록된 작품이다. '국내 1세대 그림책 작가'로 꼽히는 한성옥은 지난해 인천에서 열린 '책, 피어라 콘서트'에서 '흔들린다'를 그림영상으로 제작하고 낭독한 데 이어 이번에 그림책을 냈다. 52쪽. 1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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