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디저트 거장 "한국 디저트 공부하고 싶다"

입력 2017-10-28 08:00  

프랑스 디저트 거장 "한국 디저트 공부하고 싶다"

"한국 어린이 좋아할 제품 만들고 싶어"…"밀도 높은 제품이 감동 준다"

신라호텔 초청으로 한국 방문한 필립 콘티치니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한국인의 디저트 사랑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한국 어린이가 좋아할 제품을 만들고 한국 디저트 공부도 하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디저트 거장 필립 콘티치니(54·Philippe Conticini)는 2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콘티치니는 프랑스 유명 제과점인 '꿈의 제과점'(La Patisserie des Reves)을 공동 창업했으며 현재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등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지난 22일 신라호텔의 초청을 받고 방한해 일주일 동안 한국 고객들을 만나고 있다.

그는 "신라호텔과의 협업이 아름다운 모험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해 한국을 방문했다"며 "하루에 세 번씩 호텔 '패스트리 부띠끄'에 방문해 고객들의 반응을 직접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의 디저트는 행사 첫날 내놓자마자 1시간 만에 전부 매진됐다. 예상치 못한 인기에 생산량을 늘렸지만, 여전히 오후 5시면 모두 팔린다.

콘티치니는 세계 최초로 유리잔에 디저트를 담는 '베린'(Verrine)을 발명해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콘티치니는 베린을 만든 배경에 대해 "1992∼1993년쯤 디저트에 들어가는 재료에 변화를 주기 위해 담는 그릇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며 "1∼2년 뒤 어느 날 준비된 디저트 재료를 보다가 부르고뉴 와인잔에 담아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베린을 처음 만들고 유리잔을 들어 제품의 전체적인 형태를 10초 동안 감상했을 때가 내 삶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고 회상했다.






콘티치니는 식당을 경영했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10살 때부터 과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가 요리의 길로 들어선 것은 자연스러웠다.

그는 "견습 기간에 과자 만들기 연습을 하다 제과로 전향했다"며 "단맛이 나는 디저트를 만드는 것은 사랑을 담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디저트를 통해 감동을 주고 싶은 그가 최근 몰두하고 있는 것은 '밀도'에 대한 연구다.

콘티치니는 "제품의 밀도가 높아질수록 고객들이 오랫동안 입안에서 씹고 녹이면서 긴 여운을 느낄 수 있다"며 "여운이 길어질수록 고객은 더 큰 감동과 행복을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맛과 밀도에 대한 연구를 더 해서 책도 낼 계획이다.






콘티치니는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디저트를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그는 "초콜릿 잼 '누텔라'와 같이 한국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맛을 내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며 "한번 먹으면 어린이들이 계속 기억할 수 있는 그런 디저트를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전통 디저트도 기회가 된다면 공부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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