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페인 통합노력 지지"…EU "스페인이 유일한 대화상대"
독일 "독립선언 원칙적으로 틀렸다"…영국 "선언 토대가 불법행위"
(워싱턴·브뤼셀·베를린·런던·모스크바=연합뉴스) 송수경 이광빈 황정우 김병수 유철종 특파원 =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27일(현지시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선포했으나 국제사회로부터 싸늘한 외면을 받았다.
스페인 중앙정부가 이를 불법행위로 보고 카탈루냐 지방의회를 해산하고 일시적 직접 통치를 결정하자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들은 일제히 지지를 보냈다.
미국 정부는 이날 "카탈루냐는 스페인의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라며 나라를 통합된 상태로 유지하려는 스페인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 국무부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스페인과의 위대한 우정과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향유해왔다"며 "두 나라는 공유하고 있는 안보와 경제적 우선 사항들을 진전시켜 나가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탈루냐 분리독립이 유럽 통합에 새로운 위협이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유럽연합(EU)도 스페인 정부를 두둔하며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트위터에 "EU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스페인은 우리의 유일한 대화 상대로 남아 있다"며 "스페인 정부가 힘의 논쟁이 아닌, 논쟁의 힘을 선호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은 "EU에 있는 누구도 카탈루냐 의회가 독립을 선언한 것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카탈루냐의) 독립선언은 법치와 EU의 법적 질서의 일부분인 스페인 헌법과 카탈루냐 자치헌장에 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독일도 "이런 종류의 독립선언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스페인 정부 편들기에 나섰다.
독일 정부의 스테픈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스페인의 주권과 영토의 통합은 침범할 수 없다"면서 "카탈루냐에 의한 일방적인 독립은 이런 근본적인 원칙을 훼손한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로부터 분리독립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도
카탈루냐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메이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영국은 카탈루냐 자치의회의 일방적인 독립선언을 인정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카탈루냐의 독립선언은 스페인 법원에서 불법으로 규정한 주민투표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속해서 법질서가 유지되고 스페인 헌법이 존중되며 스페인의 통합이 보존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영국의 EU 이탈 결정을 이유 삼아 메이 정부에 제2의 분리독립 주민투표 실시에 대한 동의를 압박하고 있다.
프랑스어권 왈로니아와 네덜란드어권인 플랑드르 지방으로 구성된 벨기에 정부는 스페인 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 간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이라는 원론적, 원칙적 입장을 강조하며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정치적 위기는 대화를 통해서만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도 "카탈루냐 독립선언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스페인 정부를 지지하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카탈루냐의 상황은 스페인의 국내문제라며 러시아 정부는 스페인의 주권과 영토 통합성을 존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카탈루냐가 이날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포하면서 스페인과 카탈루냐지방의 갈등이 되돌아올 수 없는 헌정사상 초유의 국면으로 돌입했다.
스페인 상원은 이날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독립 선포안을 통과시키자마자 정부의 카탈루냐에 대한 직접 통치안을 최종 승인했고,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자치정부 해산을 선언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에 따라 헌법 155조 발동을 위한 헌법적 절차를 완료, 조만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과 부수반, 자치내각 각료 전원을 해임하고 직접통치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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