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6회 출전으로 현역 여자 선수 최다
"(안)세현이, (김)서영이 활약 기쁘면서 동시에 자극제"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 여자 평영 일인자 백수연(26·광주광역시)은 여자수영을 지키는 산증인과도 같은 선수다.
2005년 중학생으로 캐나다 몬트리올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이후 올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까지 6번이나 출전했다.
신체 능력이 중요한 수영 선수의 전성기는 다른 종목에 비해 빨리 지나간다. 보통 10대 후반이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해 20대 중반까지 기량을 유지한다.
함께 물살을 가르던 동료와 친구는 하나둘 수영장을 떠났다. 백수연과 동갑으로 좋은 친구이자 맞수였던 정다래는 부상 때문에 2015년 선수 생활을 접었다.
그래도 백수연은 묵묵히 수영장을 지킨다. 오히려 매년 기록이 좋아질 정도라 '제2의 전성기'라고 할 만하다.
전국체전 기간에 만난 백수연은 "나이를 떠나 선수로 매년 욕심이 많아진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예전에는 몰랐던 저 자신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고, 느끼는 게 재미있다. 그걸 놓치지 않으려고 예전에 두 번 노력했다면, 지금은 세 번 네 번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하나씩 성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수연은 이번 전국체전에서 주 종목인 평영 100m와 200m, 광주광역시 동료들과 함께 경기한 혼계영 4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그가 평영 100m에서 남긴 1분07초70은 한국 신기록이며, 평영 200m(2분25초42)에서도 개인 신기록을 달성했다.
여기에 광주광역시 선수단과 함께 혼계영 400m에서도 4분04초77로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다.
백수연은 "한국 신기록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너무 좋은 기록 나온 것에 만족한다"며 "주위에도 '제 기록이 아닌 거 같다'고 말하고 다닌다. 기록에 '7'이 많이 들어가는데, 앞으로 7에 집착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안세현(22·SK텔레콤)과 김서영(23·경북도청) 등 후배들의 성장은 백수연에게 좋은 자극제다.
안세현은 올해 세계선수권 접영 200m에서 4위로 골인해 한국 여자 선수 사상 최고 성적을 냈고, 김서영은 개인혼영 200m 6위로 선전했다.
백수연은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내 뿌듯하다. 그 나잇대 선수가 계속 잘해줘서 정말 좋다. 동시에 같은 선수로 자극이 된다. 자극제로 삼아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백수연은 내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쉼 없이 헤엄칠 계획이다.
백수연의 아시안게임 유일한 메달은 11년 전인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나왔다. 당시 그는 평영 100m에서 1분10초22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11년 사이 아시아 수영은 세계 정상급까지 올라왔다. 현재 백수연의 평영 100m 성적이면 그 당시에는 넉넉하게 금메달이다.
그러나 내년 아시안게임 메달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시즌 여자 평영 100m에서 1분6초대를 기록한 아시아 선수만 5명이다. 백수연이 한국 신기록 행진에도 긴장감을 풀지 않는 이유다.
백수연은 "일단 (메달권까지) 올라간 다음에 (메달 색깔을) 생각하겠다. 하나하나 꺾어 나가면서 끝까지 가볼 생각"이라며 "훈련하는 마음가짐도 매년 달라지는 걸 느낀다. 하나씩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때로는 수영이 지긋지긋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아시안게임까지 휴식 계획은 없다. 물론 힘들지만, 휴식기 가지면 (기록이) 떨어지는 걸 안다. 선수 하는 동안 '이걸 못 해서 아쉽다'는 생각은 안 가지려고 한다"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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