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조직위, 내달 2∼30일 일반에 개방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지난 몇달간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던 푸미폰 아둔야뎃 전 태국 국왕의 다비식 장소가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된다.
2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미폰 국왕 장례식 조직위원회는 방콕 왕궁 인근 사남 루엉 광장에 설치된 푸미폰 국왕 장례식장을 다음달 2∼30일 일반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개방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방문객들은 사남 루엉 광장 중앙에 설치된 장례식장은 물론 주변에 설치된 전통 양식의 건물에서 열리는 푸미폰 국왕 관련 전시회도 둘러볼 수 있다.
조직위는 이 기간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장례식장에 음악을 틀고,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는 각종 공연을 진행한다. 특히 주말에는 크메르 왕국에서 전해져온 전통 가면극 '콘'(Khon) 공연이 열린다.
장례식장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방콕 왕궁과 함께 11월 한달간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모을 것으로 보인다.
푸미폰 국왕의 장례식장은 수천 명의 태국 예술가들이 동원돼 8개월 가까운 공사 끝에 완공된 태국 미술의 정수다. 공사비로만 수백억 원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태국은 전체 인구의 95%가 불교를 믿는 불교국가지만 종교와 문화 속에 힌두교와 자연종교의 의식이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국왕을 대서사시 '라마야나'의 주인공인 '라마'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례식장도 라마야나 속 신들의 세계를 표현해 웅장하고 신비롭다.
다비식(茶毘式)장 중앙에는 수미산(須彌山, 고대 인도의 우주관에서 세계의 중심에 있다는 상상의 산)을 형상화한 50m 높이의 건축물이 우뚝 섰고, 그 주변을 8개의 큰 산과 바다 모형이 둘러쌌다.
또 서사시에 등장하는 400여 개의 크고 작은 동물상도 들어서 있다.
장례식장 설계 총책임자인 폰툼 투위몬 박사는 "국왕은 살아있는 신이며 사후에는 다시 하늘나라로 돌아간다고 믿는다.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장례식장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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