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료 재산해부] 금융위 순자산 일반인보다 12.4배 많아(종합)

입력 2017-10-29 11:45   수정 2017-10-29 11:46

[경제관료 재산해부] 금융위 순자산 일반인보다 12.4배 많아(종합)

경제관료 순자산 금융위→기재부→청와대→국토부→국세청 순으로 많아

부채도 많지만 건물 세 줄 때 받는 전세보증금 위주…기재부 특히 많아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금융위원회 소속 고위관료의 순자산(자산-부채)이 36억원에 달해 국민 평균보다 12.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부동산을 빌려주면서 받는 건물임대채무는 기획재정부 소속 관료가 국민 평균보다 12.6배 많았다.





◇ 금융위 고위관료 순자산 36억6천만원


29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올해 3월(2016년 말 기준·박근혜 정부)과 8∼9월(문재인 정부) 공개한 청와대와 경제부처 재산공개 대상자는 101명이었다.

통상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산공개는 임명 3개월 뒤에 이뤄지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 고위관료 자료는 6월 임명자까지가 최신 자료다.

부처별로 보면 청와대가 75명, 기획재정부 12명, 국토교통부 7명, 금융위원회 5명, 국세청 2명 등이었다.

눈에 띄는 부처는 금융위였다. 금융위 고위관료의 평균 자산은 39억3천580만원, 부채는 2억7천409만원이었다. 자산과 부채의 차이인 순자산은 36억6천171만원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가계의 평균 자산과 부채는 3억6천187만원과 6천655만원이었고, 순자산은 2억9천533만원이었다.

국민 평균과 견주어 보면 금융위 고위관료의 자산은 10.9배, 부채는 4.1배 많았다. 부채보다 자산 배율이 높으므로 순자산은 무려 12.4배나 많았다.

금융위 다음으로 고위관료의 순자산이 많았던 부처는 기재부였다.

기재부 고위관료의 평균 자산은 19억5천259만원, 부채는 4억5천858만원이었다. 순자산은 14억9천401만원으로 집계됐다.

국민 평균과 비교해보면 자산은 5.4배, 부채는 6.9배로 부채 배율이 다소 높았다. 이에 따라 순자산은 국민 평균보다 5.1배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 고위 관료들의 자산이 유달리 많은 배경으로 "지난 8월 말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민간출신 김학균 전 상임위원 때문"이라며 "민간출신 한 분의 재산이 89억원이나 돼 전체적으로 많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비서실 고위관료의 평균 자산은 16억1천143만원, 부채는 3억1천846만원, 순자산은 12억9천297만원으로 나타났다. 국민 평균과 비교하면 자산은 4.5배, 부채는 4.8배, 순자산은 4.4배 많았다.

국토부 고위관료의 평균 자산은 15억2천836만원, 부채는 2억4천842만원, 순자산은 12억7천994만원이었다. 배율은 자산 4.2배, 부채 3.7배, 순자산 4.3배였다.

국세청 고위관료의 평균 자산은 15억2천995만원, 부채는 3억3천842만원, 순자산은 11억9천153만원이었다. 배율은 자산 4.2배, 부채 5.1배, 순자산 4.0배였다.



◇ 기재부 고위관료 건물임대채무 국민 평균 12.6배







이들 고위 공직자의 재산 중 눈에 띄는 부분은 부채가 유난히 많다는 점이다.

고위관료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계층이기 때문에 자산이 많다는 점에 대해서는 수긍이 가지만, 부채가 많다는 점에서는 고개가 갸웃할 수 있다.

금융부채와 건물임대채무의 합계로 계산되는 부채를 상세히 분석하면 이러한 부채 과다의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고위관료들은 금융부채보다 부동산을 빌려줄 때 받는 보증금 등 건물임대채무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시 말해 자금이 부족해 돈을 빌린 것이 아니라,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빌려줄 때 받는 전세금 등 임대보증금을 그만큼 많이 받았다는 뜻이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빚'과는 개념이 다르다.

각 부처 중 평균 부채가 가장 많은 기재부 관료의 세부 내역을 자세히 보면 건물임대채무는 2억4천892만원, 금융부채는 2억967만원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가계의 평균 금융부채는 4천686만원이었고 건물임대채무는 1천968만원이었다.

기재부 관료의 건물임대채무는 국민 평균보다 12.6배 많았고 금융채무는 4.5배 많았다.

국민 평균을 보면 건물임대채무보다 금융부채가 2배 이상 높았지만, 기재부 고위관료는 오히려 건물임대채무가 금융부채보다 많았다.

그만큼 더 많은 부동산을 소유했고, 세를 줬다는 의미다.

다른 부처도 마찬가지로 건물임대채무의 배율이 국민 평균보다 크게 높았다.

금융위(1억6천800만원, 8.5배), 대통령비서실(1억5천4만원, 7.6배), 국세청(1억2천500만원, 6.4배), 국토부(1억2천429만원, 6.3배)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청와대와 경제부처 고위관료가 재산이 많다는 점은 그 형성 과정에 불법이 없다면 문제 삼을 만한 부분은 아니다.

그렇지만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 입안자의 환경이 그만큼 국민 평균과 괴리됐다는 점은 깊이 자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고위 공직자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국민 평균과 비교하는 것은 공평하지는 않다"며 "정책은 체감이 아니라 통계나 수치 등 원리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하지만 고위관료들이 일반 시민들과 정서가 괴리돼 있음을 깊이 자각하고 섬세하게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2vs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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