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료 재산해부] 주택 3채 중 1채는 강남3구에

입력 2017-10-29 06:02   수정 2017-10-29 11:30

[경제관료 재산해부] 주택 3채 중 1채는 강남3구에

부동산 정책에 부정적 영향 가능성도…"보유세 인상 등 필요"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부동산 정책에 관여할 수 있는 전·현직 정부 부처 고위 관료들이 보유한 주택 3채 중 1채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올해 3월(2016년 말 기준·박근혜 정부)과 8∼9월(문재인 정부) 공개한 청와대, 경제부처 재산공개 대상자는 모두 101명이었다.

청와대가 75명, 기획재정부 12명, 국토교통부 7명, 금융위원회 5명, 국세청 2명 등이다.

이들 중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주택(아파트, 다세대, 단독, 연립, 다가구, 아파트분양권, 오피스텔, 주상복합)을 보유한 사람은 총 88명이었다.

이들이 보유한 총 주택(아파트, 다세대, 단독, 연립, 다가구, 아파트분양권, 오피스텔, 주상복합)은 129채였다.

보유 주택을 지역별로 보면 강남 3구에 45채가 몰려있었다.

청와대와 경제부처 전·현직 1급 이상 고위 관료가 지닌 주택의 34.9%가 강남 3구에 있었던 셈이다.

강남 3구는 대표적인 부동산 불패 지역으로 주택 매매, 임대 수요가 꾸준하며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히는 곳이다.

재개발 붐으로 아파트 가격이 심상치 않아 부동산 대책의 타깃이 되는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강남 3구를 제외한 기타 서울지역에 34채가 있었다.

정부청사가 있는 세종시에 11채, 세종·서울을 제외한 국내 기타 지역에 37채 있었다.

외국에도 경제부처 관료·배우자 명의로 2채가 있었다.

강남 3구 부동산만 한정해서 보면 청와대 소속이 절반 이상인 30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기재부는 6채, 국토부 5채, 금융위 3채, 국세청 1채 순이었다.

강남 3구 주택 가격은 낮게는 1억8천만원대에서 17억2천만원대에 달했다. 현재 가액 평균은 5억6천200만원이었다.

청와대, 경제부처 1급 이상 고위 관료들의 평균 자산이 17억5천966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강남 3구 주택이 고위 관료들의 자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주거 목적으로 강남 지역에 주택을 보유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1급 이상 고위 관료라고 하더라도 부동산 정책과 관계없는 업무를 담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고위 관료가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고급 정보를 알기 쉬운 자리에 있다는 점은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강남 지역에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거나 1가구 2주택 이상인 경우 자신의 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고위 공직자들이 다주택자이고 강남에 주택이 많으면 부동산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관료들 스스로 부동산 정책이나 가계부채 대책에 내심 저항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 국책사업감시팀장 역시 "고위 공직자들이 부동산 다주택자이면서 많은 부동산을 가졌다면 그간 다주택자 규제를 완화하는 것에 대한 수혜자였다는 것"이라며 "국민이 의심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때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면서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부동산 백지신탁 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부동산 백지신탁은 일정 직급 이상 고위 공직자가 필수적인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부동산을 처분하는 제도로, 부동산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고안됐다.

다만 지나친 사유재산권 침해라며 극약 처방이라는 반발도 있다.

전 교수는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게 되면 관료들이 스스로 부동산을 처분하게 될 것"이라면서 "지금 부동산 보유 과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기만 하는데 부동산 보유 관련 과세를 도입해 관료들이 스스로 부동산을 처분하면 부동산 정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porqu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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