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6승 목표 '벌써 달성'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제가 양복 상의 벗었을 때 별로 승률이 안 좋아서…."
프로농구 서울 SK의 문경은 감독의 말이다.
문경은 감독은 2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 경기에서 90-76으로 이겨 개막 후 6연승을 내달렸다.
시즌 개막에 앞서 1라운드 9경기 목표를 '6승'으로 내걸었던 문 감독은 이미 목표치를 채운 셈이 됐다.
이날 DB와 경기는 최근 나란히 5연승을 달리던 팀끼리 맞대결로 관심이 쏠렸으나 SK가 4쿼터 한때 19점이나 앞선 끝에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문 감독은 점수 차가 조금씩 벌어지던 후반에 양복 상의를 벗고 팀을 지휘했다.
일반적으로 감독이 와이셔츠 차림이 될 때는 경기가 잘 안 풀리거나 접전일 때 그렇게 한다.
경기가 끝난 뒤 이유를 묻자 문 감독은 쑥스럽게 웃으며 "사실 양복 상의를 벗은 경기에서 승률이 별로 안 높은 징크스가 있었다"며 "그 징크스를 깨고 싶어서 오늘은 일부러 점수 차가 벌어졌을 때 한 번 벗어봤다"고 답했다.
공동 선두끼리 맞대결에서 평소 '징크스'를 생각할 만큼 여유가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문 감독은 "6연승을 해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고 특히 홈에서 공동 선두 맞대결을 이겨 더욱 기쁘다"며 "바로 내일 전주로 이동해 KCC를 상대해야 하는데 선수들 체력 관리도 잘 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전반에는 이기고 있었지만 속공 성공률이 낮아 찝찝한 마음이었다"며 "후반에 공격이 잘 풀렸고 수비에서 드롭존 수비가 잘 먹히면서 점수 차를 벌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전 가드 김선형이 지난 17일 경기에서 발목을 다쳐 전치 12주 진단을 받은 공백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덕담에 문 감독은 고개를 내저었다.
문 감독은 "팀 속공이 3, 4개 정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최원혁, 정재홍이 공백을 메워주고 변칙으로 포워드인 최준용도 리딩을 맡고 있지만 우리 팀 주전 가드는 역시 김선형"이라고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언제나 위기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연승한 것은 다 잊고 새로 시즌이 개막한다는 자세로 경기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5연승 끝에 시즌 첫 패배를 당한 DB 이상범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이 일찍 파울 트러블에 걸려 어려움이 있었다"며 "다만 5연승 과정에서 팀이 하나로 뭉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자체 평가했다.
시즌 개막 전에 약체로 지목됐지만 예상 밖의 5연승을 내달린 이 감독은 "우리 팀은 벤치가 살아 있다"고 자부하며 "누가 나가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선수마다 있기 때문에 오늘 졌어도 다음 경기에서 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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