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비판' 홍종학, 중기·벤처 해법으로 혁신경제 제시하나
중기부 장관 후보자 정책 방향 주목…블로그에 혁신 관련 글 6편 게재
소상공인 등 불합리한 규제 전면 재검토…중기 지원·대기업 견제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이유미 기자 = "중소기업을 괴롭히는 대기업이나 재벌이 있다면 저부터 상대해야 할 것입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이 같은 발언으로 재벌에 맞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튿날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소기업, 벤처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확실한 지원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재벌을 암세포에까지 비유한 '재벌 저격수' 홍 후보자가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중기부 장관이 되면 어떤 정책을 펼칠지 벌써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홍 후보자가 최근 혁신경제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혁신을 통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29일 중소기업계 등에 따르면 홍 후보자가 중기부 장관에 임명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를 바로잡고 중소기업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지원은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후보자의 발언이나 논문, 법안 등을 보면 이런 정책 방향을 충분히 추론할 수 있다.
그는 후보자 지명 후 내놓은 첫 소감문에서 "교수, 시민단체 활동가, 정치인으로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발전해야 한국경제가 재도약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밝혔다.
홍 후보자는 과거 교수 시절이나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연합에서 재벌개혁위원장을 맡았을 때나 지난 19대 국회의원 시절 발의안 법안 등에서 일관되게 재벌을 비판하고 규제하며 중소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역설해 왔다.
2000년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 재직 시 쓴 논문 '재벌문제에 관한 두 가지 견해 : 진화가설 대 암세포가설'과 2001년 저서 '한국은 망한다'에서 재벌을 암세포에 비유하면서 한국경제에 미치는 해악을 비판했다.
국회의원이던 2012년에는 재벌 특혜를 없애야 한다며 롯데, 신라 등 재벌기업이 장악한 면세점의 특허 갱신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 일명 '홍종학법'을 대표 발의했다.
2013년에는 대기업 과점 산업인 맥주 시장에서 중소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맥주 제조시설 허가 기준을 완화하는 주세법 개정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중소기업계는 이런 그의 발언과 행적을 토대로 그가 중소기업계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홍 후보자가 지명 뒤 낸 성명에서 "대기업의 기술탈취 등을 근절하고 대기업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역할을 해 주길 원한다"며 이런 바람을 드러냈다.
홍 후보자가 벤처기업 등 실제 기업을 경영한 현장 경험이 없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홍 후보자에 대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식견을 갖지 않은 분이 지명됐다.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홍 후보자가 최근 '혁신경제'에 큰 관심을 보이는 점도 주의 깊게 볼만 하다.
홍 후보자가 운영 중인 블로그 '홍종학 경제정책연구소'를 보면 그는 지난 8월 이후 혁신경제 연재 글을 6편이나 올렸다.
'(미국) 슈퍼마켓에서 배운 혁신'이나 '세상을 바꾼 기업, 도요타', '생존을 위한 혁신? 이스라엘' 등의 글에서 외국 정부·사회나 기업의 혁신과 창업 사례 등을 살펴보며 우리가 얻을 교훈을 찾고 있다.
그가 문재인 정부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혁신성장을 이끌 중기부 장관에 임명된다면 혁신성장의 원동력인 벤처기업 활성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홍 후보자가 대기업에 맞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권익을 지키고 혁신성장을 위해 벤처기업을 육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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