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벳 현·황금 관' RCO 이끌고 내달 15~16일 내한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가 물론 훌륭한 악단인 것은 맞지만, 오케스트라 순위가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아닙니다."
오는 11월 15~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여는 네덜란드 명문 오케스트라 RCO의 상임 지휘자 다니엘레 가티(56)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교향악 연주는 스포츠 게임이 아니"라는 소신을 밝혔다.
188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울림 좋기로 소문난 음악당 '콘세르트허바우' 탄생과 함께 출범한 이 오케스트라는 2008년 영국 유명 음악전문지 '그라모폰'에서 선정한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 순위에서 베를린 필과 빈 필을 제치고 1위로 선정되며 화제를 뿌린 바 있다.
그러나 가티는 오케스트라의 순위는 목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저 '훌륭한 오케스트라의 조건'에 대해 "악단의 헌신과 열정뿐"이라고 답했다.
더불어 '훌륭한 지휘자의 조건'에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내게는 작곡가의 의도에 가능한 충실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CO는 악보 앞에 충실한 지휘자와 헌신을 다 하는 단원들 아래서 독보적인 음색을 빚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벨벳의 현'과 '황금의 관'이라는 별명답게 풍요롭고 우아한 음색을 자랑한다.
가티는 "RCO 음색이 어떻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RCO와 같은 훌륭한 악단은 곡과 지휘자에 맞춰 스타일과 사운드를 자유자재로 조율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약 130년에 달하는 역사 동안 RCO를 거쳐 간 상임 지휘자는 가티를 포함해 단 7명뿐이다.
빌렘 케스(1888~1895)와 빌렘 멩엘베르흐(1895~1945), 에두아르드 반 베이눔(1945~1959), 베르나르트 하이팅크(1963~1988), 리카르도 샤이(1988~2004), 마리스 얀손스(2004~2015)와 같은 명장들이 상임 지휘자로 이 악단을 이끌었으며 이탈리아 출신 가티는 작년 9월 상임 지휘자로 취임했다.
가티는 RCO의 핵심 레퍼토리를 지키면서도 프랑스 레퍼토리와 제2빈악파(쇤베르크, 베베른, 베르크 등)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물론 말러, R. 슈트라우스, 브루크너와 같은 RCO의 핵심 레퍼토리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전임 지휘자들과 비교해 볼 때 프랑스 음악과 제2빈악파 음악, 현대음악 쪽에 각별한 애정을 두고 있기도 하죠. 현재는 바그너 음악에 많은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RCO는 가까운 미래에 바그너의 몇몇 작품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독일·오스트리아 등 정통 레퍼토리로 승부한다.
첫날에는 각각 하이든 첼로 협주곡(타티아나 바실리바 협연) 1번과 말러 교향곡 4번, 이튿날에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프랑크 페터 짐머만 협연)과 브람스 교향곡 1번 등을 선보인다. 7만~33만원. ☎1544-7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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