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선제압 결승 3루타에 쐐기 적시타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로저 버나디나는 역시 KIA 타이거즈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버나디나는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두산 베어스의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4차전에서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3루타 1개) 2타점 1득점으로 5-1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처음 KIA에 합류한 버나디나는 정규시즌에 타율 0.320, 27홈런, 111타점, 118득점에 32도루까지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KIA의 외국인 첫 20홈런-20도루에 구단 사상 최초의 100득점-100타점까지 달성한 복덩이다.
버나디나의 활약은 가을야구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첫 타석부터 빛났다.
버나디나는 1회 초 1사 2루에서 우익수 오른쪽을 찌르는 3루타로 선취점을 냈다.
빠른 발을 자랑하듯 맹렬히 뛰었다. 헬멧이 벗겨질 정도였다. 그리고 몸을 사리지 않고 슬라이딩으로 3루에 안착했다.
3루까지 뛴 보람이 있었다. 버나디나는 다음타자 최형우의 내야안타에 홈까지 들어왔다.
KIA는 버나디나의 활약으로 1회 초부터 2점을 내면서 확실한 기선제압을 했다.
특히 버나디나의 적극적인 모습에 KIA 더그아웃과 관중석의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두산의 홈인 잠실구장에서 열린 경기지만, 초반 분위기를 먼저 탄 KIA가 경기를 주도할 수 있었다.
버나디나는 3회 초에도 중전 안타를 쳤다. 이번에는 최형우가 병살타를 쳐 득점하지는 못했다. 5회 초에는 2사 1, 3루에서 유격수 땅볼로 아쉽게 돌아섰다.
하지만 7회 초 버나디나가 또 이름값을 했다.
두산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으로 1점을 추가한 직후, 2사 1, 3루에서 두산이 자랑하는 좌완 불펜 함덕주의 초구를 좌전 안타로 연결해 1점을 추가한 것이다. 점수는 4-0으로 벌어졌다.
버나디나는 마지막 타석인 5-1로 앞선 9회 초 2사 2루에서는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버나디나의 한국시리즈 1∼4차전 성적은 타율 0.533(15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 2득점에 이른다.
KIA가 패한 1차전에서도 0-5로 밀리는 5회 말 3점 홈런을 날려 팀의 추격 의지에 불을 붙였다.
버나디나가 그라운드를 활발히 누빌수록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에 가까워진다. 이제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만 남겨두고 있다.
이날 경기 후 버나디나는 "좋은 경기를 했다. 선발투수 임기영이 잘 던졌고, 타자들도 일찌감치 점수를 내서 즐겁게 경기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국시리즈 뜨거운 타격감의 비결은 '경험'이라고 밝혔다.
버나디나는 "이전에도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것이 좋게 작용한 것 같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매 순간을 즐기고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IA 홈인 광주KIA챔피언스필드와 두산 홈인 잠실구장의 차이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버나디나는 "확실히 잠실의 중견수 영역이 더 크기는 하다. 동료 김호령의 수비가 좋아서 김호령이 잡을 수 있는 공은 잡도록 내버려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응원 분위기에 대해서도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잠실에서 하든 광주에서 하든, 우리 편이든 상대편이든 팬들이 열성적으로 응원해줘서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즐거움'을 강조하던 버나디나는 개인 타이틀 욕심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욕심이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승리하는 것만 생각한다. 그 외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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