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시민·환경단체 62곳 "미군이 직접 오염정화해야"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반환예정인 인천 부평 미군기지 '캠프마켓'이 독성 물질에 오염됐다는 환경부의 현장조사 결과 발표에 지역 시민단체가 미군 측의 사과와 자체 오염 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지역 정치권과 시민·환경단체 등 62곳이 모인 '인천 제정당·시민사회단체'는 30일 오전 부평구 캠프마켓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한미군은 부평 미군기지의 맹독성 물질 오염에 대해 시민에게 사과하고 즉각 오염 정화해 반환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부평 미군기지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인 곳으로 지금까지 인근 주민들은 수십 년간 다이옥신과 폴리염화바이페닐(PCBs)등 맹독성 물질에 노출돼 있었다"며 "도시 한복판에 맹독성 폐기물을 매립하고 장기간 방치한 주한미군을 규탄한다"고 했다.
이들 단체는 "환경부는 부평미군기지 내부에 대한 조사를 이미 1년 전에 끝내 오염 사실을 파악하고도 시민은 물론 부평구 등 지방자치단체에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며 "부평 미군기지 위해성평가보고서 전체를 공개하고 오염 원인자인 주한미군에 오염 정화를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부의 현장 조사결과에 따르면 독성이 강해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다이옥신류는 캠프마켓 내 33개 조사지점 중 7개 지점의 토양 시료에서 1천pg-TEQ/g(피코그램 : 1조분의 1g)을 초과했다. 최고 농도는 1만347 pg-TEQ/g에 달했다.
지하수에서는 석유계총탄화수소와 트라이클로로에틸렌이 검출됐고 구리, 납, 비소, 아연, 니켈, 카드뮴, 6가 크롬, 수은 등의 중금속 오염도 확인됐다.
그동안 캠프마켓의 독성 물질 오염은 미 육군 보고서나 미 국방성 자료 등을 통해 꾸준히 알려져 왔다.
재미언론인 안치용씨가 입수한 미 육군 공병단 보고서에 의해 1987∼1989년 캠프마켓 내 군수품 재활용센터(DRMO)에서 수은폐기물과 석면 등 맹독성 물질이 처리된 사실이 드러났다.
현재 한미 양측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캠프 마켓 총면적 47만9천622㎡ 가운데 22만8천793㎡에 대한 반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부지를 반환받는 한국은 SOFA 공동환경평가절차에 따라 2015년과 2016년 2차례에 걸쳐 환경현장조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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