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 테헤란서 11월 4일부터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서역 문화의 영향이 느껴지는 신라 유물인 계림로 보검과 용강동 무덤 토용(土俑·흙으로 빚은 인물상)이 처음으로 이란 나들이를 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이 유물들을 포함해 신라의 문화재 102건, 144점을 선보이는 특별전 '신라와 페르시아, 공동의 기억'을 이란 테헤란에 있는 이란국립박물관에서 11월 4일 개막한다고 30일 밝혔다.
12월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유물은 보물 제635호인 계림로 보검이다. 1973년 경주 대릉원 동쪽으로 길을 낼 때 확인된 무덤인 '계림로 14호묘'에서 출토된 이 보검은 신라의 전통적인 칼과는 모양이 확연히 다르다.
국립경주박물관은 2010년 발간한 계림로 14호묘 발굴조사보고서에서 길이 36㎝인 이 보검이 5세기에 제작됐으며, 중앙아시아의 집단이 동유럽 금세공 기술자에게 주문을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고 기술한 바 있다.
용강동 토용은 경주 용강동 무덤에서 1986년 출토된 인물상 가운데 하나로, 덥수룩한 턱수염과 움푹 팬 눈이 서역인과 닮았다.
이번 전시에는 금관총 금제 관식, 금관총 금제 허리띠, 황남대총 남분 은제 팔뚝가리개 등 국보와 보물도 함께 공개된다.
전시는 신라에서 나온 금제 장신구를 조명하는 1부 '황금의 나라, 신라'를 시작으로 토기와 금속제품 등으로 신라인의 일상을 소개하는 2부 '신라인의 삶', 신라의 대외 교류에 초점을 맞춘 3부 '신라와 페르시아'로 구성된다.
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전시품 선정과 전시 구성에 이란국립박물관도 참여했다"며 "이란 국민뿐만 아니라 이란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도 우리 문화를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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