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정법원 결정…수십년간 머물던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떠나야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수십 년 동안 머물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에서 잠실 롯데월드타워 114층으로 거주지를 옮기게 됐다.
95세의 고령인 신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인을 지정한 법원이 소공동 롯데호텔의 시설 현황과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거주지를 옮길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3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부장판사는 최근 신 총괄회장의 거처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옮기라는 내용의 결정문을 롯데에 발송했다.
신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는 사단법인 선이 낸 '한정후견인 대리권의 범위 변경'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신 총괄회장이 거주지로 사용해온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은 지난 7월부터 개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신관 바로 옆 본관에 신 총괄회장이 머물 수 있는 새 집무실 겸 거처를 마련했다. 동시에 잠실 롯데월드타워 프리미어7 114층에도 언제든지 신 총괄회장이 원하기만 하면 이전할 수 있는 거처를 준비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의 신변을 보호해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롯데 측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대신 부친을 자신이 한남동에 마련한 별도의 거처로 옮겨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의견 대립이 생기자 사단법인 선은 법원에 신 총괄회장의 거처를 직권으로 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성우 부장판사는 지난달 21일 거주지 후보지인 롯데호텔 본관과 잠실 롯데월드타워, 신 전 부회장 측이 마련한 한남동 주택 등을 직접 찾아가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김 부장판사는 현장검증과 함께 사단법인 선 관계자와 신 전 부회장 부부, 롯데그룹 측 법무대리인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청취한 끝에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신 총괄회장의 새 거주지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은 제반 준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거처를 롯데월드타워로 예정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에 거주 공간은 이미 마련돼 있지만 고령의 신 총괄회장이 불편함 없이 머물 수 있도록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추가로 해야 한다"며 "올해 안에 거처를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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