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자신의 새 대변인으로 인권변호사 출신을 기용했다.
'마약과의 유혈전쟁'으로 필리핀 안팎에서 인권 유린 비판이 끊이지 않자 이를 가라앉히려는 정치적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일간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대 법대 교수를 지낸 해리 로케 하원의원을 신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로케 의원은 내달부터 대변인 업무를 시작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로케 의원이 자신처럼 '거친 입'을 갖고 있어 대변인 자리에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케 의원은 2009년 필리핀 남부 마긴다나오 주에서 발생한 학살 사건 피해자 측 변호를 맡는 등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이 사건은 당시 주지사와 그의 아들이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정적과 기자 등 58명을 살해한 필리핀 최악의 정치 테러다.
로케 의원은 자신을 모든 사람의 기본적 인권 옹호자라고 소개하며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조언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마약 유혈소탕전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려는 두테르테 대통령과 정치적 야망을 품은 로케 의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눈총을 보냈다.
톰 빌라린 하원의원은 로케 의원을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인기를 바탕으로 상원 자리를 노리는 '야심만만한 초보 의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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