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부산 나병원 기념비 문화재 등록신청(종합)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100여 년 전 국내 최초로 설립된 한센병(나병) 전문 치료기관인 부산나병원을 기념하는 비석의 문화재 등록 신청 축하행사가 열렸다.
재단법인 한호기독교선교회는 30일 오후 부산 동구 일신기독병원에서 문화재청에 부산나병원 기념비의 문화재 등록을 신청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날 일신기독병원에는 제임스 최 주한 호주대사와 기념비 고증 작업에 참여한 경기대학교 관계자도 참석해 기념비 문화재 등록 신청을 축하했다.
한호기독교선교회 측은 행사가 끝난 뒤 문화재 등록 신청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서류를 검토한 뒤 문화재 등록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높이 113㎝, 하단폭 12㎝, 상단폭 9㎝ 크기로 오벨리스크 모양을 한 화강암 비석은 1909년 부산 남구 감만동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건립된 부산나병원을 기념하기 위해 1930년에 제작됐다.
비석에는 부산나병원 건립비를 지원한 국제 나병 구호조직인 '대영나환자구료회', 병원 설립자인 어빈 등 북미 선교사 3명의 한자 이름(심익순·어을빈·사목사)과 병원 운영자였던 호주 선교사 맥켄지의 한자 이름(매견시), 비석 제작일, 병원 설립일 등이 각인돼 있다.
이 기념비는 지금은 자취를 감춘 우리나라 최초 나병원의 존재를 증명하는 유일한 비석이다. 비문을 통해 설립 시기와 설립자를 알 수 있어 보존 가치가 높다는 것이 문화재 등록 신청 이유라고 선교회 측은 밝혔다.
인명진 한호기독교선교회 이사장은 "30년 넘게 부산나병원을 운영한 맥켄지 선교사는 두 딸인 헬렌(매혜란), 캐서린(매혜영)을 나환자와 함께 키웠다"며 "자매는 호주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전쟁으로 고통받는 아이와 여성을 치료하려고 일신기독병원을 세웠다"고 말했다.
제임스 최 주한 호주대사는 "부산에서 맥켄지 선교사 가족은 나환자 치료는 물론 2대에 걸쳐 인술을 펼쳤다"며 "한국과 호주의 특별한 인연이 깃든 부산나병원 기념비가 꼭 문화재로 등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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