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10' 규정 개정은 대통령 공약…권익위 결단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30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농수축산 업계의 피해를 막기 위해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자유한국당 이완영 의원은 "청탁금지법과 관련해 한우 농가와 축산농가들이 정부에 불만이 많다"고 소개한 뒤 국감 증인으로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에게 "(선물 등의 허용 상한선을) 5만 원 또는 10만 원으로 올리면 한우 농가의 피해가 해소될 수 있겠나, 농수축산물을 법에서 제외하면 해소가 되겠나"라고 물었다.
이 의원은 "농민의 응어리 맺힌 하소연을 들었다면, 정부는 시행령을 어떻게 하면 현실에 맞게 고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이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 공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도 청탁금지법 시행령과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보탰다.
황 의원은 "'3·5·10' 규정에 손을 대는 것은 바로 오늘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대통령의 공약이었고, 총리도 개정을 천명했다"며 "권익위는 시행령 개정에 대해 조속히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법 개정의 범위에 대해서는 "국내 농수산물에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전체 농수산물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정부가 개정 입법안을 내면 국회가 협의할 수 있다"며 김 장관에게 정부 입법을 주문했다.
청탁금지법의 이른바 '3·5·10 규정'은 공직자 등의 직무 관련 금품수수를 금지하되 예외적으로 음식물은 3만 원, 선물은 5만 원, 경조사비는 10만 원의 범위내에서 허용하는 것을 뜻한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도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피해가 큰 몇 가지 품목이 있다. 영광 굴비가 대표적"이라며 "매출이 30% 이상 급격히 줄어 올해 추석 즈음에는 소위 '명절 경기'란 것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홍길 한우협회장은 "법 시행 후 1년이 지난 지금 농업소득은 엄청나게 줄고 있다"며 "법을 개정해서 국내산 농수축산물은 예외로 해줘야 한다. 한우의 경우 상한선을 10만 원으로 정해도 보기 좋은 상품을 만들지 못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박경호 권익위 부위원장은 "영향(피해) 업종에 손해가 났으면 그에 대한 보완 대책을 세우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농민들의 사정과 업계 현실 등을 고려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하림 등 계열화 기업이 조류인플루엔자(AI) 살처분 보상금을 제멋대로 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표준정산방식을 계약서에 포함시키고, 보상금 산정 기준을 변경하는 등 정산 방식을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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