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에는 '해태 왕조'…2009년은 우승 다음 해 5위 그쳐
외국인 선수 3인과 양현종·김세현 계약이 스토브리그 숙제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타이거즈 역사에 준우승은 없다. KIA 타이거즈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11번째 진출한 한국시리즈에서 마치 '수학 공식'처럼 우승 트로피를 챙겼다.
KIA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은 4승 1패, 타이거즈는 '해태' 9번과 'KIA' 2번을 더해 11번째 정상에 올랐다.
2010년대 들어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적어도 2년 연속 트로피를 들어 올려 왕조를 구축했다.
2000년대 후반 'SK 왕조'에 종언을 고한 삼성 라이온즈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라 프로야구판을 호령했다.
보통 3년이면 우승 후유증이 나타나기 마련이지만, 삼성은 2015년 정규시즌까지 우승하며 '삼성 왕조'를 열었다.
철옹성과 같았던 삼성을 무너뜨린 게 두산 베어스다.
두산은 2015년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휩쓸었고, 2016년에는 통합우승을 차지해 '두산 왕조'를 개척했다.
이걸 가로막은 게 올해 KIA다.
KIA는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한국시리즈마저 두산보다 한 수 앞선 전력을 자랑해 우승 트로피에 키스했다.
이제 관심은 KIA가 앞선 삼성과 두산처럼 '왕조'를 개척할 수 있을까에 쏠린다.
20세기 해태는 KBO 역사상 가장 먼저 왕조를 열었던 구단이다.
1983년 처음 우승 맛을 본 뒤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 연속 정상에 등극했다.
이후 1991년과 1993년 한 해 걸러 우승한 뒤 1996년과 1997년 연속 우승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간판을 바꾸고 처음 이룬 2009년 우승 당시 KIA는 왕조 구축에 실패했다.
2010년 심각한 우승 후유증에 시달리며 정규시즌 5위에 그쳐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실패했다.
한동안 어려운 시간을 보낸 KIA는 2015년 김기태 감독 부임 이후 조금씩 힘을 회복하기 시작했고, 올해 8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KIA의 강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세대교체에 성공해 주전 선수의 나이가 많지 않고, 구단 역시 꾸준히 투자 의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올해 우승의 주역인 외국인 선수 3인과 재계약에 성공하고, '1년 FA' 양현종과도 다시 계약해야 한다.
KIA가 자랑하는 '20승 듀오'를 내년에도 보려면 구단은 선수와 계약에 주력해야 한다.
여기에 트레이드로 시즌 중반 KIA 유니폼을 입은 마무리 김세현과의 FA 계약도 숙제다.
중국 당나라의 경전 '정관정요'에는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8년 전 이를 뼈저리게 느꼈던 KIA는 올겨울 역시 숨 가쁘게 보낼 전망이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