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2차전 완봉 역투 후 5차전 1점 차 마무리로 세이브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기태(48) KIA 타이거즈 감독이 던진 '초강수'가 2017년 한국시리즈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었다.
끝을 알 수 없는 경기, 김기태 감독은 3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 베어스와 방문 경기에서 7-6으로 쫓긴 9회말 '마무리 양현종(29)'이라는 초강수를 꺼냈다.
사실 위험 부담이 상당히 큰 모험이었다.
양현종은 나흘 전인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차전에서 공 122개를 던졌다. 9이닝(4피안타 무실점 11탈삼진)을 홀로 막으며 완봉승을 거뒀지만, 체력적인 부담은 꽤 컸다.
또한 KIA는 3승 1패로 시리즈 전적에서 앞선 상태다.
5차전에서 패한다고 해도, 양현종을 6차전 선발로 쓰면 여전히 유리한 상황에서 시리즈를 치를 수 있었다.
만약 양현종이 마무리로 등판하고 패한다면 이후 선발 등판 일정이 꼬일 수 있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경기 전 '등판 불가' 선수를 정할 때 양현종이 아닌 팻 딘과 임기영의 이름을 써 넣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오늘 5차전에서 양현종이 등판할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결국 그 상황이 왔다.
KIA는 7-0으로 앞서다 두산의 추격을 허용해 7-6으로 쫓긴 채 9회 말을 맞이하자 김기태 감독은 설마 했던 양현종을 마운드에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첫 타자 김재환을 볼넷으로 내보낸 양현종은 3루수 김주형의 실책으로 1사 만루에 몰렸다. 양현종이 실점한다면 김기태 감독의 모험수는 '실패'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에이스' 양현종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만루작전을 펼친 양현종은 박세혁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더니, 김재호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끝냈다.
나흘 전 공 122개를 던지고, 3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야수의 실책으로 1사 만루까지 몰리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서도 한 점 차를 끝까지 지켰다.
'에이스'만이 해낼 수 있는 투혼의 역투였다.
김기태 감독은 양현종을 믿었고, 양현종은 빛나는 역투로 화답했다.
2017년 KIA의 테마인 '동행'이 이렇게 완성됐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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