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연구원들, 네이처 인덱스 표지 장식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의 기초과학 자원이 서울에서 대전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내용의 분석 기사가 국제 학술지에 실렸다.
31일 세계적인 출판그룹인 네이처(Nature) 인덱스에 따르면 최근 발간한 특별판 '2017 과학도시'(Science Cities)에서 대전이 한국 기초과학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네이처는 매년 테이블(Table)지와 함께 별지 형식으로 특별판을 발행한다. 올해는 세계의 과학도시를 주제로 한국의 대전과 서울을 비롯해 스페인 바르셀로나·마드리드, 중국 베이징·광저우·상하이·선전,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 10개 도시를 소개했다.
특별판은 'Destination Daejeon'(대전으로의 이동)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통해 "1993년 '대전 엑스포'를 통해 자기부상열차와 태양열 자동차 기술을 세계에 선보였던 한국이 25년 후 기초연구의 첨병인 기초과학연구원(IBS)을 통해 과거 엑스포의 영광을 재현하려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IBS를 한국 과학기술 정책의 방향이 경제 개발에서 기초과학 연구로 전환하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지리적으로 한국의 중심부에 위치하는 대전은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LG화학 기술연구소 등 기업부설 연구소, 1만명이 넘는 연구원이 모여있어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 불황으로 지난 5년간 서울의 생산량이 19.8%나 감소했지만, 대전지역은 기존 생산량을 유지해왔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보탰다.
그러면서 대전의 과학적 성과를 높이기 위한 시책은 서울 중심의 정치·경제 자원을 지방에 분산하려는 한국 정부의 균형 발전 정책과도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특별판의 표지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의 김진수 유전체교정연구단장과 이보영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 연구위원, 김영덕 지하실험연구단장 등 IBS 연구원들이 장식했다.
서울을 떠나 대전에 자리 잡은 김영덕 단장과 김진수 단장을 예로 들며 대전이 연구자들의 협업을 위한 클러스터로 기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덕 단장은 특별판 인터뷰를 통해 "우주 속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Dark matter) 검출을 위한 극저온 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대전에 있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함께 연구를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서울에 있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특별판은 "한국은 이스라엘 다음으로 GDP 대비 연구개발(R&D) 예산 비중이 높다"며 "1960년대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였던 한국이 GDP 세계 11번째 나라로 급부상해 이제는 최초의 노벨상 수상을 목표로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전에 집중된 IBS 연구단이 아이디어 교류를 강화하고 학제간 융합연구를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네이처가 발표하는 지표인 네이처 인덱스는 68개 주요 자연과학 저널에 실린 우수 연구성과를 국가·기관별로 프로파일링한 데이터베이스이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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