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대 연구팀…혈액 공급 늘려 사망률 3분의 1 하락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조산아 출산 후 탯줄을 바로 묶기(clamping)보다는 1분을 늦추는 간단한 방법만으로도 사망률을 3분의 1까지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호주에서 나왔다.
호주 시드니대학 연구팀은 미국산부인과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ecology) 최신호를 통해 이런 결과를 발표했다고 31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임신 37주 이내에 출산한 조산아 2천800명을 상대로 한 18개 국제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탯줄 묶기를 출산 직후에 한 사례와 60초 후에 한 사례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탯줄 묶기를 늦췄을 경우 사망률은 3분의 1까지 감소했으며, 산모와 조기 분만아 모두 안전했다. 수혈해야 할 필요성도 줄었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태반으로부터 아기에게로 전달되는 혈액을 양을 늘려 혈압과 적혈구 용적률(hematocrit)을 개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전에는 소생술 지연이나 저체온증, 황달 같은 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탯줄 묶기를 조기에 하는 경향이 있었다. 연구팀도 탯줄을 늦춰 묶으면 황달이나 적혈구 증가증(polycythemia) 발생이 약간 늘 수 있다고 인정했다.
연구를 이끈 시드니대학의 윌리엄 타노 모디 교수는 "출산 후 즉각적인 소생술이 필요 없는 모든 조산아에게는 탯줄 묶기를 늦출 것을 권고하는 국제 지침이 옳다는 점이 재확인됐다"고 호주 언론에 말했다.
그는 또 출산 후 단순히 탯줄 묶기를 60초만 늦추더라도 생존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보여주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탯줄 묶기를 늦추는 것을 전 세계적으로 시행하면 매년 최대 10만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결과는 이번 주 국제 의학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나온 호주태반수혈학(APTS)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APTS는 7개국 1천500여 명의 조산아들을 상대로 한 임상 결과를 토대로 임신 36주 이전에 출생한 아이들의 탯줄 묶기를 늦추면 사망률이 6.4%지만 바로 탯줄을 묶으면 사망률은 9%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지난해 12월 미국 산부인과학회(ACOG)는 출산 후 탯줄을 최소 30초~1분 뒤에 자를 것을 의사들에게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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