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스와프 연장·환율조작국 부담 이은 '희소식'
3분기 '깜짝 성장' 이어 9월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성장 시현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올해 들어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던 한국 경제가 한·중 통화스와프 체결, 미국 환율조작국 지정 위기를 넘긴 데 이어 31일 한·중 관계 복원 발표까지 나오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를 옥죄던 대외 변수가 상당 부분 걷히고 각종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경제 성장 모멘텀이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 섞인 분석이 나온다.
외교부는 31일 양국 간 진행됐던 사드 문제와 관련한 협의 결과문을 '보도자료'로 중국 측과 동시에 게재하고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의 경제적 보복 때문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던 한국으로선 숨통이 트인 셈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를 빌미로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해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 또는 제한령)을 취하고 한국 관광 금지령을 내렸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규제를 펼쳐 한국 기업들이 경영에 애를 먹기도 했다.
악화 일로를 걸을 것 같던 한·중 경제 관계는 그러나 지난 13일 한·중 통화스와프가 연장되며 한숨을 돌렸다.
통화스와프 연장은 사드 불똥 우려를 딛고 한·중 경제 관계의 물꼬를 다시 텄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포석으로 평가받았다.
여기에 한·중이 관계를 복원하기로 발표하면서 앞으로 중국 관련 불확실성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한, 중국, 미국 리스크 등 각종 대외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한 치 앞을 보기 힘들었던 한국 경제는 최근 들어 점차 시야를 확보하는 모습이다.
미국에 대한 부담도 최근 크게 줄었다.
지난 18일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이 환율조작국 대신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된 것이다.
북한 리스크로 국제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잠잠해졌다.
피치는 12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네 번째로 높은 'AA-'로, 무디스는 18일 한국 신용등급을 세 번째로 높은 'Aa2'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8월 이후 한국의 신용등급을 세 번째로 높은 'AA'로 유지하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 해소에 이어 대내 경제도 순항하는 모양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전기 대비 성장률은 1.4%로, 2010년 2분기(1.7%) 이후 최고를 찍었다.
9월 전체 산업생산은 0.9% 증가했다.
특히 생산은 물론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3.1%), 설비투자(5.5%)도 모두 늘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수출액은 551억3천만 달러로 월간 기준 최고 기록을 새로 썼고 열흘 가까운 긴 연휴에도 이달 1∼20일까지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하는 등 수출이 견고한 증가세를 보인다는 점도 한국 경제를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이 걷히고 대내 경제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타나며 새 정부가 공언한 3%대 성장률 달성도 무난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북한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무디스는 "북한 관련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으며 군사적 충돌 시 한국 신용등급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한반도 내 군사적 충돌과 갑작스러운 북한 정권 붕괴를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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