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세계 최대 규모 금·구리 광맥인 인도네시아 그래스버그 광산 주변에서 반군의 소행으로 여겨지는 총기 공격이 잇따라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31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지난 29일 신원불명의 괴한들이 파푸아 주 미미카 리젠시(군·郡) 틈바가푸라 지역의 경찰기동대 초소에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다치거나 숨진 경찰관은 없었지만, 경찰 당국은 최고 경계태세를 발령하고 추가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광산기업 프리포트-맥모란이 운영하는 그래스버그 광산이 있는 틈바가푸라 지역에선 지난 8월부터 광산 소유 차량을 노린 총기공격이 반복돼 왔다.
이달 21일에는 범인을 찾으려고 인근 산지를 뒤지던 경찰관 두 명이 총격을 당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22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또 다른 경찰관 한 명이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괴한들은 숨진 경찰관의 시신을 수습하러 온 동료 경찰관들에게도 총격을 가해 4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그래스버그 광산 마크가 찍힌 구급차가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습격을 받아 갓 아기를 낳은 산모 등 탑승자 두 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지 경찰은 일련의 공격 배후로 파푸아 분리주의 단체인 자유파푸아운동(OPM)을 지목했다.
이들의 목적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활동자금을 뜯어낼 목적으로 광산 운영을 방해하는 것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최근 프리포트-맥모란이 90.64%에 달하는 그래스버그 광산 지분을 올해 말까지 49%로 낮추고 나머지 지분을 현지 업체에 넘기기로 인도네시아 정부와 합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분매각 과정에 개입해 이권을 챙기려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
그래스버그 광산은 세계 최대 규모 금광이자 두번째 규모의 구리 광산으로 꼽힌다. 이 광산은 작년 한 해에만 구리 48만2천t과 금 30.1t, 은 82t을 생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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