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복원] 막혔던 한류 물길 복원되나

입력 2017-10-31 10:57   수정 2017-10-31 11:53

[한중관계 복원] 막혔던 한류 물길 복원되나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한국과 중국이 31일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1년여 문화계를 얼어붙게 했던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날 양국이 "한중간 교류협력 강화가 양측의 공동 이익에 부합된다는 데 공감하고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하였다"고 밝힘에 따라, 막혔던 한-중 문화계 물길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중문화계는 반가워하고 있다.

SBS 관계자는 "드디어 풀리는 것이냐"면서 "한한령으로 엔터테인먼트업계 피해가 너무나 컸다. 부디 빨리 예전처럼 관계가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류스타 박해진의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의 황지선 대표는 "아직 조심스럽다. 중국은 구체적으로 업계에 뭔가 지시가 내려오기 전까지는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면서도 "그래도 좋은 쪽으로 풀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으로 지난해 문화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한한령을 넘어 금한령(禁韓令)으로까지 불린 중국의 이른바 '사드 보복'은 중국으로 향하던 문화 콘텐츠의 수출을 전면 차단했고, 한류 스타들의 중국활동도 막았다.

지난해 4월 중국 대륙을 흔들며 끝난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이후 가시화된 중국의 한한령은 이후 문화계 전방위로 확산됐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은 작년 6월 중순 외국방송 판권 수입을 강력히 규제하는 조치를 발표한 이후 중국으로 향한 문화계 모든 길이 막혔다.

대중문화계의 타격이 가장 컸다. 일본 정부의 우경화 등을 이유로 한류의 가장 큰 시장이었던 일본이 예전만 같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이 더 큰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대중문화계는 중국을 겨냥한 사업에 집중해 큰 수익을 냈다. 특히 드라마업계는 '별에서 온 그대' 이후 2년간 중국 특수를 톡톡히 누렸고, 주연 배우들은 일제히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대형 한류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한한령으로 중국의 드라마 판권 구입이 중단됐고, 그와 동시에 중국 내 불법 해적판 유통이 날개를 달면서 한한령으로 드라마업계는 이중, 삼중고를 겪게 됐다. 지난 겨울 드라마 '도깨비'의 경우 중국에서 불법 유통으로 큰 인기를 누렸지만, 국내 제작사나 배우에게는 아무런 수익이 돌아오지 않았다.

중국 당국은 한한령을 핑계로 한류 콘텐츠 해적판의 범람을 단속하지 않았고, 한한령 직전 중국에 콘텐츠를 수출한 업체들은 대금을 지급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이 과정에서 한류 예능 프로그램 표절은 더욱 기승을 부렸다. '윤식당'을 비롯해 많은 한류 예능 프로그램을 그대로 베낀 프로그램이 중국 TV에서 버젓이 방송됐다.

가요계도 중국 시장으로의 쏠림 현상이 컸기에 타격이 심했다. 아이돌 그룹뿐 아니라 힙합, 발라드 등 여러 장르의 가수들이 각종 행사와 공연을 통해 중국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터라 '중국 특수'가 사라지면서 피해가 컸다.

한 중국 전문 에이전시 대표는 "지난 1년여 개점 휴업 상태라 정말 힘들었다"면서 "제발 중국 내 한류가 다시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색된 한-중 관계가 풀리지 않을까 기대했던 대중문화계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중국을 향한 한류의 물길이 다시 정상화되길 바라고 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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