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 통일론자 전향…대만 당국 벌금 경고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캐나다 퀘벡주의 독립운동 무산을 보고 중국과 대만의 통일론자로 전향한 대만인 유학생이 중국 공산당 가입을 추진하면서 대만내 논란이 되고 있다.
31일 대만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원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대만 국적의 왕위칭(王裕慶·39)씨가 양안 통일을 주장하며 내년 3월 중국 공산당 입당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신베이(新北)에서 태어난 왕씨는 국공내전에 참전한 군인 출신의 조부와 대만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원 부모를 두고 있으며 어릴 적 형과 함께 캐나다로 건너가 20년간을 거주했다.
그의 전향에 대해 대만 각계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왕 씨는 "중국 공산당의 이념이 옳다고 생각해 작년부터 공산당 입당을 준비해왔다"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신념일 뿐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것도, 대만을 팔아먹는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산당 가입을 통해 대만인으로서 양안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싶다"며 "이것이야말로 대만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캐나다 퀘벡주(州) 독립운동이 실패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중국 공산당이 주장하는 양안 통일에 동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이 추진한 탈중국화 정책으로 인해 가세가 기울게 됐다고도 했다.
왕씨는 현재 대만에서 일고 있는 독립 노선과 관련, "자유로운 서방 국가에서도 독립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위대한 조국 부흥의 참여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퀘벡 독립 문제는 1994년 퀘벡주 총리가 마련한 독립초안이 이듬해 선거에서 50.6%의 반대로 부결되고 1998년에도 퀘벡 주민 투표에서도 59%의 반대로 독립안이 부결된 바 있다.
왕씨는 이와 함께 "인디언 보호구역을 침범해 철도 건설을 한 미국 정부가 티베트 지역에 고속철도를 건설하려는 중국을 비난하고 있다"며 중국의 입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대만 대륙위원회는 왕 씨가 공산당에 가입할 경우 '양안인민관계규정'에 따라 최대 50만 대만달러(약 1천9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대만 국민은 중국내 당무, 군사, 행정 또는 정치기관에서 직무를 맡거나 구성원이 될 수 없도록 한 규정이다.
대륙위원회는 최근 이 규정을 위반했다는 의심을 받은 19명의 대만인 가운데 창업지원센터 부주임 등 2명에 대해 10만 대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들은 중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았다.
왕씨의 공개적인 공산당 가입의사 표명은 최근 대만 가오슝(高雄) 출신의 루리안(盧麗安·49·여) 중국 푸단(復旦)대 교수가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의 대표로 선출되면서 불거진 논란에 이은 것이다.
하지만 중국인과 결혼한 루 교수는 이미 중국 국적을 취득한 상태여서 논란은 곧 사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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